강훈식 대체재 빈칸에 정성호 고사…이 대통령도 "고민 많았다"
최종 3인방서 '깜짝 발탁'…향후 2년 '경제 성과' 방점
한 후보자 "시대 바뀐 것 맞춰 과감하게 울타리 넘을 것"
2026-06-08 16:25:30 2026-06-08 16:33:0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20년 만의 여성 총리 후보자로 '깜짝 발탁'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현 후보자). 이재명정부 집권 2년 차 차기 총리 지명 과정에는 대통령의 고심이 드러납니다. 최종 3인방까지 이어진 고민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고사와 새로운 비서실장 발굴의 어려움, 여기에 6·3 지방선거의 '민심'까지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8일 "고민이 많았다"며 총리 지명의 고심을 토로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방선거서 '민심 경고등'…경제 총리로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은 예고된 수순이었습니다. 이에 정부 내에서는 일찍이 김 총리를 대신할 후임 총리 선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개각의 시기는 이 대통령의 취임 1년 이후로 결정됐습니다. 여기에 6·3 지방선거와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맞물리게 되면서 총리 후보군 압축에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애초 정치권에서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 장관, 그리고 한 후보자가 최종 3인의 후보로 좁혀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2년간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이재명정부의 개혁 과제를 최전선에서 이끌 적임자로 3인방 모두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습니다.
 
최종 3인은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의 고심이 길어졌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입니다. 여기에 5선 중진으로 정치적 경험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강 비서실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 대통령을 가장 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과 직접 호흡을 맞춰, 청와대 내부에서는 강 비서실장이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기조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젊은 인물이라는 점과 지역 연고가 충청이라는 점 역시 정치적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면 한 후보자는 3인의 하마평 중에서도 가능성이 가장 낮게 평가됐습니다. 정치 경력이 길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럼에도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으로 이재명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을 잘 수행해 왔습니다. 특히 '모두의 창업'은 이 대통령의 역점 사업이기도 합니다. '경제 총리'로서의 장점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의 선택에는 몇 가지 고심의 과정이 있었습니다.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전날인 2일 정 장관과 단독 오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개각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하지만 사실상 정 장관이 총리직을 고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검찰개혁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이고, 법무부도 많이 안정이 됐다"며 "국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강 비서실장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당시 정 장관 역시 "앞으로 2년간 선거가 없어 국정 개혁에 매진할 수 있는 적기"라면서 "강훈식 비서실장이 속도감 있게 추진할 적임자 아니겠나"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6·3 지방선거 결과가 당초 예상과 다르게 나타나면서 총리 인선에도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마저 내주게 되면서 민심의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때문에 정치인 출신보다 '경제인 출신'이자 20년 만의 여성 총리 후보자인 한 후보자가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2년간 경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현실적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강 비서실장의 경우 청와대 '컨트롤타워'로 이 대통령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습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강 비서실장이 지시한 것인지 이 대통령이 지시한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강 비서실장을 대체할 새로운 비서실장을 구하는 것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또 9일 유럽 순방 및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해야 한다는 점 역시 촉박함으로 작용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준비단 첫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는 당에서…일만 할 사람"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직접 총리 지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꽤 고민이 적지는 않았는데, 결론은 일할 사람으로, 일만 할 사람으로 (뽑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내각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있는 힘을 다해서 전력 질주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면서 "(한 후보자가) 적격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정말 열심히 하고 잘한다. 공무원들이 좀 괴롭다고는 하더라"라며 "공무원들이 괴로워한다, 너무 많이 (일을) 시켜서. 괴로움을 다른 공무원들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간접적으로 경제 총리 지명 배경도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요소는 당이 잘 해결해 줄 것"이라고 밝혔는데, 사실상 정 장관과 강 비서실장 대신 한 후보자를 선택한 배경으로도 해석됩니다. 
 
앞서 강 비서실장은 전날 총리 지명 브리핑에서도 "정보기술(IT) 기업 대표와 중기부 장관이라는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적 과제인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국민 일부가 아닌 대한민국 모두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공식 지명 배경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몸 사리지 않고 신호등이 바뀌고 시대가 바뀐 것에 맞춰서 과감하게 울타리 넘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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