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지금이 바로 현대차의 시간”.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8일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를 찾아 정의선 회장과 로비 전시물을 직접 둘러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방문에는 엔비디아 측에서 메디슨 황 등이 동행했으며, 현대차그룹에서는 장재훈 부회장, 박민우 사장, 김흥수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영접에 나섰습니다.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맞이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사장(사진 왼쪽). (사진=표진수기자)
오후 1시 30분, 황 CEO가 동관 출입구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기하고 있던 임직원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영접을 받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선 황 CEO는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직원들에게 일일이 응했습니다. 정 회장도 그 옆에서 직원들과 셀카를 찍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첫 번째 전시물은 동관 앞에 마련된 수소전기차 넥쏘와 자동수소충전로봇이었습니다. 황 CEO는 충전 로봇을 살피며 관심을 보였고, 이어 현대차 최초의 승용차 포니와 기아의 3륜자동차가 전시된 헤리티지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포니 앞에서 그는 “현대 브랜드의 첫 차”라며 엄지를 치켜들었습니다.
관수로봇 전시 구역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직원들의 환호성은 계속됐습니다. 사인 요청을 받아 펜을 들던 황 CEO는 옆에 있던 정 회장에게도 펜을 건넸고, 두 사람이 나란히 사인을 해주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식물에 물을 주는 관수로봇 앞에서 황 CEO는 물탱크 용량을 물었고, 정 회장이 “40L”라고 답하자 “신기하다”며 눈길을 떼지 못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헤리티지 공간으로 이동해 설명을 듣고 있는 정 회장과 젠슨 황 CEO. (사진=표진수기자)
양재사옥에서 보안·순찰용으로 활용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도 등장했습니다. 스팟은 영어로 “안녕하세요.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출입증을 주시면 확인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러자 황 CEO는 “그럼 제 신용카드를 드릴게요”라고 받아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정 회장의 안내로 기아 PV5 전시 차량 앞에 선 황 CEO는 차량 외관을 보자마자 “귀엽다”고 첫인상을 밝혔습니다. 다목적 모빌리티로 고객 니즈에 따라 다양한 사양을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 그는 직접 운전석에 올라 핸들을 잡아보는가 하면 실내 곳곳을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투어의 마지막 장소는 로비 중앙의 계단형 광장 공간인 ‘아고라’였습니다. 이곳에서는 방지턱을 지날 때도 차체 수평을 유지하는 모베드의 주행 시연이 펼쳐졌습니다. 네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평형을 유지하는 기술을 지켜보던 황 CEO는 “디자인이 귀엽다. 이건 정말 유용할 것 같다. 오프로드 차량용으로 정말 좋겠다. 더 큰 버전이 나오면 오프로드에서 대단할 거다”라며 연신 감탄했습니다.
기아 PV5에 올라탄 황 CEO와 정 회장. (사진=표진수 기자)
이곳에서도 사인과 사진 요청이 이어졌고, 정 회장은 황 CEO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임직원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황 CEO는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회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업이다. 현대차는 모빌리티 분야의 거인이자 전문가이다. AI의 다음 물결은 모빌리티와 피지컬 AI이다. 이것이 미래”라고 했습니다.
이어 “지금이 바로 현대차의 시간이고, 여러분의 시간”이라며 “여러분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 전문성을 갖춘 모든 분야가 이제 AI와 결합하게 된다. 그 순간, 폭발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들은 약 40분간의 비공개 회담이 끝낸 후 황 CEO를 환송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15년 전 CES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나 존경해온 분”이라며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면 엔비디아는 필수불가결하고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화답했습니다.
로봇개 스팟과 모베드 플랫폼에 싸인 하는 정 회장과 황 CEO(사진=표진수기자)
정 회장은 특히 새만금 투자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엔비디아와의 AI·로보틱스·빅데이터센터 협력 확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황 CEO는 새만금을 ‘AI 밸리’로서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며 엔비디아 한국 연구센터 설립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황 CEO는 “모든 국가, 모든 기업이 AI 인프라를 구축하려 하고 있고, 그것이 AI 비즈니스가 강하게 호황을 누리는 이유”라며 “한국에는 훌륭한 연구자와 스타트업이 많고 로보틱스 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대규모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인간에게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로봇에게는 AI 팩토리가 필요하다”며 “한국이 로봇을 만든다면 그 두뇌인 AI 팩토리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로보틱스와 AI 팩토리, 이 두 분야는 미래에 매우 큰 투자 영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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