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고부가 철강전)①증산 공식 끝났다…범용재 덫에 갇힌 업계
중국산 내수 시장 공세에 보호무역 기조까지
과거 생산 확대로 대응하는 모델 한계
K-시틸법 시행에 철강 구조조정 본격화
2026-06-18 07:00:00 2026-06-18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5일 19: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가기 위한 갈림길에 섰다.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환경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기존의 대량 생산 중심 사업모델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생산 구조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구조조정 지원에 나섰다. 다만 정책 지원은 제도적 뒷받침에 그칠 뿐 감산과 설비 재편, 기술 개발 등은 업계 자율로 맡겨지면서 실질적인 체질 개선은 철강업체가 스스로 시작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철강산업이 구조조정에 내몰린 배경과 현실적 한계를 짚어본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철강으로 전환한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철강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국내 철강산업이 생산량을 줄이며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로의 전환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 중국산 철강의 내수 시장 공세, 전방산업 수요 둔화, 철강 보호무역 기조가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면서 생산 확대로 승부하던 기존 사업 모델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오는 17일 철강산업지원법(K-스틸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철강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한국철강협회)
 
구조적 문제 봉착한 철강산업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산업 전반에서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시장과 수출시장 모두에서 악재가 지속되는 등 사업 환경이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내수시장에서 자동차, 건설 등 전방시장 수요가 둔화되고 있으며, 중국산 철강제품도 여전히 내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이 무관세 수입 할당량을 대폭 낮추는 등 수출도 녹록지 않다.
 
국내외 상황을 살펴봤을 때 철강산업을 둘러싼 문제는 구조적 측면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둔화된 전방산업 수요가 철강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우리 정부가 경제성장 전략 카드로 AI(인공지능) 육성을 꺼내들면서 대규모 토목·건설공사를 통한 경기부양 정책이 자리를 잃었다. 또한 민간 건설산업의 부진까지 겹쳐 건설 부문의 철강 수요가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산 철강제품 수입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열연강판 등 핵심 제품 수입량은 반덤핑 관세에 크게 꺾였다. 다만, 냉연강판과 컬러강판 등 주요 제품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 봉강, 강관 등 여타 제품도 유의미하게 수입량이 감소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중국산 수입 공세는 현지 내수 침체에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철강에 대한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도 강화되는 추세다. 철강산업이 피지컬AI 경쟁력을 뒷받침할 후방산업으로 꼽히며 보호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 철강의 과잉생산을 문제 삼고 있어 향후 통상마찰의 불씨가 될 여지를 남겨뒀다. 유럽연합은 오는 7월부터 무관세 철강 수입 할당량을 기존 대비 46%가량 축소한다. 사실상 국내 철강산업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로 읽히는 대목이다.
 
국내 철강산업은 고품질 제품의 대량생산이라는 공식에 맞춰 경쟁력을 유지했다. 다만, 상위권 업체가 생산한 철강제품의 경우, 중국산 철강의 품질이 국산 철강에 뒤지지 않는다는 냉정한 평가도 업계 내부에서 나온다.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기존 사업을 뛰어넘을 고부가가치 철강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정책 구체화…국산 철강 구조조정 시작
 
고부가가치 철강업계 생존 방안으로 생산량 조정-고부가가치 철강 전환 등 투트랙 전략이 꼽힌다. 철강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생산량 감축이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지난해 말 통과된 K-스틸법 등은 업계 자율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책 등을 담았다.
 
오는 17일 K-스틸법 시행령 시행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 있는 구체적 정책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시행령에 따라 향후 감산, 생산량 감축 등 목적으로 한 업체 간 합의는 공정거래법상 특례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감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무적 부담 등은 금융지원을 통해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P-CBO(채권담보부증권) 지원 잔액 9000억원 중 3700억원을 철강 관련 산업에 배정하는 등 향후 재무 압박에 시달리는 중견 철강기업 등에 대한 재무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업계 내 자율적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범용 철강재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이에 저탄소 철강이나 특수철강 등 고부가가치 철강이 각 업체의 성장을 좌우할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체 간 구조조정 합의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 전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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