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포럼)"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민간자본이 주도해야"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 강연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민간자본 유입 전략' 주제
AI·딥테크 투자 집중…외국계 투자자 자취 감춰
2026-06-17 15:07:48 2026-06-17 16:17:27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한국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벤처투자 혹한기를 지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투자 회복을 이끄는 주체가 민간자본이 아닌 정책자금에 머물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인공지능(AI)과 딥테크 중심의 투자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외국계 자본 유입 감소와 초기 투자 위축, 회수 시장 부진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17일 <뉴스토마토> 창립 20주년 포럼에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민간자본 유입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지난 10년은 정부가 생태계를 만든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민간자본이 생태계를 키우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대표는 "지난 2021년 벤처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16조원을 기록한 뒤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이 겹치며 벤처 혹한기가 시작됐지만 최근 들어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는 1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고 같은 기간 펀드 결성액은 14조3000억원으로 34% 늘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벤처투자는 3조3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펀드 결성액도 4조3600억원으로 30.7% 늘었습니다.
 
임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벤처투자에 있어 변곡점이 나타나고 있지만 AI 등 특정 분야에만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공개된 100억원 이상 투자 유치 사례 64건을 분석한 결과 투자금액의 93%가 AI 반도체, 거대언어모델(LLM), 로봇 등 딥테크 분야에 집중됐습니다.
 
임 대표는 투자 회복이 이뤄지고 있지만 민간자본보다 정책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임 대표는 "과거에는 소프트뱅크나 세쿼이아캐피털, 힐하우스 같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형 투자를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국민성장펀드와 산업은행 등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1000억원 이상 투자 유치에 성공한 주요 딜에서 외국계 투자자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반면 국민성장펀드와 산업은행,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이 투자금을 공급하며 AI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리벨리온과 업스테이지, 퓨리오사AI 등이 꼽혔습니다. 이들 기업에 국민성장펀드가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며 시장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리벨리온 투자 규모 6400억원 중 정부 직접투자는 2500억원으로 42% 비중이며, 업스테이지의 투자 규모 5600억원 중 정부 직접투자 비중은 18%에 달합니다.
 
초기 투자 시장이 계속 위축되는 것도 우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임 대표는 "업력 3년 이하 스타트업 투자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여성 창업기업과 AI 외 분야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벤처투자 자료에 따르면 3년 이내 창업기업 투자 비중은 2021년 20%에서 2022년 27%로 늘었다가 2023년 25%, 2024년 19%, 2025년 17%로 지속 감소해왔습니다.
 
회수시장 부진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 투자 회수의 약 80%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뤄지지만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 카카오가 23개사를 인수하고 네이버가 문피아를 인수한 이후 대형 M&A 사례가 사실상 실종됐다는 설명입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글로벌 매각으로 회수한 M&A 빅딜은 한 건도 없습니다.
 
임 대표는 글로벌 자본 유치를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임 대표는 "이스라엘과 유럽의 AI 기업들은 글로벌 대형 자본이 후기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해외 투자자에 대한 세제·행정 부담 완화 등을 통해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는 마중물 역할에 집중하고 민간 VC와 글로벌 자본이 생태계를 이끄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가 17일 뉴스토마토 창립 20주년 포럼에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민간자본 유입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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