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지원 급한데"…소상공인, 배달앱 동의의결 기각에 '난감'
공정위, 배민·쿠팡이츠 동의의결 신청 모두 기각
본안심의로 선회…배달플랫폼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 직접 판단
소상공인 단체 "현장 요구 반영한 상생안, 실질 지원 기회 무산"
2026-06-18 14:12:44 2026-06-18 14:12:44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가 모두 기각되면서, 양사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는 본안 심의를 통해 가려지게 됐습니다. 공정위가 플랫폼 사업자의 자진 시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 본안 심의 절차를 통해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여부와 제재수준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정부의 엄정 제재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당장 시급한 민생 지원 조치가 지연될까 난감해하는 기류가 역력합니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 제기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배민은 지난달 공정위에 최혜대우 요구와 배민배달 서비스 우대 행위, 배달 예상 시간 부당 광고 등 총 3건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동의의결을 신청했으나 기각됐습니다. 최혜대우 요구와 끼워팔기 혐의를 받는 쿠팡이츠는 최혜대우 요구 사건만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자진 시정방안과 피해구제 대책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입니다. 장기간의 법적 공방 대신 신속한 피해 구제와 시장 질서 회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정위는 이번 사안의 경우 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국내 배달앱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만큼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공정위가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결정은 공정위가 배달 플랫폼 시장의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해 직접 판단을 내리겠다는 의지로 보이지만, 업계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배민은 동의의결 수용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3000억원 상당의 상생 지원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최혜 대우 요구 조항 폐지와 가게배달 서비스 품질 및 정산 체계 개선, 가게배달과 배민 배달의 동일 기준 노출 등 공정위가 문제 삼은 부분에 대한 시정 계획을 담았습니다.
 
또 3년간 510억원 규모의 배달비 지원과 100억원 규모의 중개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포함해 총 14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하고, 전체 입점업주를 대상으로 한 쿠폰 비용 지원 등 총 3000억원 규모의 지원책도 제안했습니다.
 
배민 측은 "시장의 경쟁질서를 빠르게 회복하고 소상공인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동의의결 신청이 무산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공정위가 지적한 사항에 대한 적극적인 시정조치 계획을 이미 실행했고, 입점업주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상생안을 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배민의 상생안 규모는 과거 동의의결 사례와 비교해도 이례적입니다. 2014년 네이버 검색서비스 관련 동의의결과 2021년 애플코리아 사건의 상생안 규모가 각각 1000억원 수준이었고, 최근 구글 유튜브 끼워팔기 사건은 300억원 규모의 기금 조성안이 포함된 것과 비교됩니다.
 
특히 기존 사례들이 인프라 구축이나 간접 지원에 무게를 뒀다면 배민의 경우 수수료 부담 완화, 배달비 지원, 쿠폰 비용 지원 등 업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현금성 혜택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소상공인 단체들도 공정위 결정에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주요 업주 단체들은 공정위에 동의의결안 지지 의견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한계 상황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과징금 처분보다 실질적인 지원"이라며 "배달플랫폼 기업과 5% 수수료 인하를 비롯해 현장의 부담을 직접 줄여주는 상생안이 상호합의 하에 도출됐지만, 결국 공정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쿠팡이츠 운영사인 쿠팡 역시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입점 매장과의 상생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동의의결안을 제출했다"며 "향후 심의 절차를 통해 회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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