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지운 두산의 화려한 변신…AI·원전으로 ‘훨훨’
엔비디아 벤더 진입한 CCL…성장 기대감
AI·원전 확대…로봇·에너지 인프라 존재감
AI 중심 체질 개선…안정적 수익 구조 구축
2026-06-20 12:41:30 2026-06-20 12:41:30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과거 중공업중심의 사업을 펼쳤던 두산(000150)그룹이 인공지능(AI)에 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핵심 소재·로봇·에너지 인프라 등 AI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가운데,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에 따른 수혜도 예상돼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2월 충북 증평에 있는 ㈜두산 전자BG 사업장을 방문해 동박적층판(CCL) 제조 라인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두산)
 
19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전자BG는 올해 1분기 매출액 6173억원과 영업이익 185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매출액(4027억원)과 영업익(1161억원) 대비 각각 53.3%, 59.9% 증가한 규모입니다. 이 같은 전자BG의 가파른 성장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확대와 궤를 같이합니다. 전자BG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동박적층판(CCL)은 반도체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로, 현재 두산은 글로벌 반도체용(PKG) CCL 점유율 30%에 달하는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BG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공급망에도 진입한 것으로 알려져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전자BG는 글로벌 1위인 대만의 CCL 업체 EMC를 제치고 엔비디아 내 베라 루빈의 주요 CCL 벤더로 우월적 지위를 공고히 한 상태입니다.
 
두산로보틱스(로봇)와 두산에너빌리티(에너지 인프라) 등 핵심 계열사들 역시 엔비디아와의 AI 협업을 통해 존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두산은 피지컬 AI’‘AI 팩토리분야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며 시장의 재평가를 받는 양상입니다.
 
이 중 두산로보틱스는 산업 현장에서 고도의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로봇 솔루션을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 중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8년에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제품을 시장에 공개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수립했습니다.
 
원전 주설비와 가스터빈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지닌 두산에너빌리티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특수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힙니다. AI 데이터센터 구동에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면서 관련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45.9% 증가한 24조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분기 신규 수주액 역시 전년 동기보다 61.8% 늘어난 27857억원을 달성하며 외형 성장세를 증명했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신규 원전과 SMR 도입 방침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여주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동안 국내 원전 사업이 멈추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활로를 모색해 온 바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팀 코리아를 구성해 결실을 맺은 총 56000억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수주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와 SMR 핵심 소재에 대한 예약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공략을 다각화했습니다. 이 같은 실적과 맞물려 한국 원전·SMR 구축에 대한 수주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두산그룹이 한때 중공업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AI와 원전을 중심으로 저변을 성공적으로 넓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고부가가치 반도체 핵심 소재(전자BG)부터 AI를 현장에 구현하는 로봇(두산로보틱스), 이러한 AI를 가동할 에너지 인프라(두산에너빌리티)까지 연결되는 유기적인 AI 밸류체인을 완성해 안정적인 수익 확보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을 계기로 두산그룹이 반도체, 소재, 피지컬 AI, 에너지 인프라 전반에서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두산그룹이 보유한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산업 밸류체인과의 결합이 강화될 경우 기존 산업 구조를 넘어서는 새로운 성장 축이 형성될 가능성도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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