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의 전력망 접속 절차를 대폭 단축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데이터센터 운영 안정성을 위해서는 ESS 구축이 필수인 만큼, 북미 생산기지를 확보한 3사의 현지 공급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스마트그리드엑스포 2024삼성SDI 부스에서 관계자들이 ESS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최근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처의 전력망 접속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승인했습니다. 기존에는 전력 공급을 신청한 뒤 계통 연계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90일 이내에 전력망 접속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제도 개편은 빅테크 기업들의 AIDC 투자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전력 인프라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AIDC는 대규모 전력을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해 전력망 이상이나 피크 시간대에도 서버 운용을 지속할 수 있는 ESS 구축이 필수입니다. 이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의 AIDC 투자 확대와 맞물려 산업용·전력망용 ESS 수요 역시 중장기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이미 북미에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과 캐나다 온타리오주 넥스트 스타에너지 공장에서 ESS를 생산하고 있으며, 미시간주 랜싱 공장과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테네시주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도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입니다.
삼성SDI(006400)도 ESS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인디애나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지난해부터 삼원계(NCA) 기반 ESS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으며,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도 올해 4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입니다. 올해 초에는 3조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미국 에너지 전문 기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도 따내며 북미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SK온 역시 전기차 배터리 중심으로 구축한 미 생산 거점을 ESS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1·2공장을 비롯해 올해 가동 예정인
현대차(005380)와의 합작공장, 2028년 가동 예정인 테네시 공장까지 총 1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AIDC 건설이 본격화될수록 전력망 안정성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ESS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공급망 경쟁력과 현지 조달 요건을 앞세워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순간적인 전력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만큼 ESS는 사실상 필수 설비”라며 “미국의 전력망 접속 절차가 빨라질수록 데이터센터 착공과 함께 ESS 발주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북미 사업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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