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근절" 대 "입틀막 독재"…논란 격화
'기준 모호'부터 '이중처벌' 논란까지
최악 땐 '전략적 봉쇄' 등 소송 난무
2026-07-06 17:05:54 2026-07-06 17:55:14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여야는 '가짜뉴스 근절'과 '표현의 자유 침해'를 놓고 정면충돌했습니다. 허위·조작 정보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민·형사처벌과 행정 제재가 중첩되는 이른바 '이중 처벌'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엔 언론 보도 등을 막기 위한 소송전이 과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에 항의하기 위해 검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진=연합뉴스)
 
"정통망법은 입틀막법…민주주의 사망"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에 대해 "내일부터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소위 입틀막(입을 틀어막는다)법이 시행된다"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귀 막고 입을 틀어막으면 그 끝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 독재의 완성"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후 추가 발언을 통해 "역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사망한 날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집어삼킨 권력이 이제 국민의 입마저 집어삼키려 한다"며 "제발 언론인 여러분은 이 대통령 독재의 마지막 침묵자가 되지 않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쟁점은 무엇을 허위·조작 정보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입니다. 법은 허위 정보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사실과 다른 정보로, 조작 정보를 사실처럼 보이도록 인위적으로 변형한 정보로 규정했습니다. 인공지능(AI) 딥페이크와 사진 합성, 영상 편집, 음성 변조 등도 조작정보에 포함됩니다.
 
다만 모든 허위 정보가 곧바로 제재 대상은 아닙니다. 고의성이 있어야 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 등이 함께 인정돼야 합니다. 그럼에도 법률에 담긴 '공공의 이익 침해', '인간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 같은 표현은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악의 경우엔 소송이 난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정보의 허위·조작 여부는 우선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팩트체킹 기관의 검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 초기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한 '전략적 봉쇄 소송'과 각종 삭제 요청 등이 잇따를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의견 표명이나 정치적 주장까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표현의 자유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허위·조작 정보의 기준이 포괄적이기 때문에 후에 법적 명확성의 원칙에도 저촉될 수 있다. 이를 보충하는 인식이나 추가 조항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핀포인트 방식으로 특정 인물이나 채널을 규제하기보다 행위를 규제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 갖춰져야 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론장·피해자 지키는 방어막"
 
개정안을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은 동일한 행위에 대한 제재가 과도하다는 이른바 '이중 처벌' 논란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허위·조작 정보로 피해를 입힌 경우 민사상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기존 형사처벌 규정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나의 행위에 민·형사, 행정 제재가 모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재 수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권에선 각각의 제재 목적이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피해 회복과 예방, 형사처벌은 범죄에 대한 책임, 과징금은 반복적으로 수익을 얻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행정 제재라는 설명입니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가짜뉴스 장사꾼'을 감싸는 동안, 민주당이 '가짜뉴스 피해자'를 지키겠다"며 "이번 법 시행은 공론장과 피해자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벽"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현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과 일각에서 갖은 가짜뉴스를 생성하고 있다"며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허위·조작 정보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자 지속·반복적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의도로 행하는 일에 대해서 철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법"이라고 엄호했습니다.
 
반면 여권에선 동일한 행위에 여러 제재가 중첩되면 과잉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법 적용 과정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플랫폼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사전 검열을 할 것이고, 이용자는 소송 고발의 두려움으로 자기 검열에 갇히게 될 것"이라며 "허위사실 유포로 짭짤한 이익을 챙겨왔던 민주당이 이제는 허위사실을 단속하겠다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겠다니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꼬집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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