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업계 1위 탈환을 노려온 보람그룹이 선수금 기준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여기에 할부거래법 개정안까지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어 보람그룹을 둘러싼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정거래위원회 선불식 할부거래사업자 정보공개에 따르면 보람그룹 7개 계열사의 올해 3월 말 기준 선수금 규모는 1조681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교원라이프는 1조7639억원을 기록하며 보람그룹을 제치고 선수금 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섰습니다. 소노스테이션도 선수금 규모를 1조4756억원까지 늘리며 보람그룹의 3위 자리를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보람그룹은 일부 계열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등 재무건전성 자체가 취약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계열사 중 일부의 지급여력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람상조플러스의 올 3월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80%입니다. 지급여력비율은 선수금과 자본총계의 합을 선수금 곱하기 100으로 나눈 비율인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부도 폐업 등 상조 관련 위협에 대응할 능력이 높고 낮을수록 그 반대입니다. 즉, 보람상조플러스는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져 위협에 대응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입니다.
3월말 기준 보람상조실로암의 지급여력비율은 40%였습니다.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지급여력비율이 108%, 교원라이프 104%, 소노스테이션 84%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선불식 할부계약 체결 시 회사의 선수금 보전비율 준수 여부 및 지급여력비율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조회사의 경우 선수금의 50%를 은행에 예치하거나 공제조합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보람그룹은 우리상조애니콜 선수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금을 한국상조공제조합에 보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합은 감사보고서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선수금이 제대로 보전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1금융권과 지급보증 계약을 체결해 선수금을 보전하고 있는 주요 업체들과 비교하면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5월 선수금 보전을 강화하는 내용의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했습니다. 개정안에는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본금의 50%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준법관리인 제도 도입 공시·회계감사 의무 강화 조항도 포함됐습니다. 계열사 간 자금 이동을 해온 보람그룹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셈입니다.
게다가 보람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보람그룹의 한국상조공제조합 의결권 구조와 관련해 7차례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보람 계열사가 조합 내에서 차지하는 의결권 비중은 절반에 육박합니다. 조합 정관상으로는 지분율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도록 돼 있는데 공정위는 보람그룹이 하나의 목소리를 갖는 구조로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당초 개정안 발의 단계에서는 부실 공제조합의 인가를 철회하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법으로 규율하지 못한 부분을 시행령을 통한 행정 조치로 풀어내겠다는 방침을 세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법안에서 안 되면 시행령으로 그 부분을 진행하겠다는 게 공정위의 복안일 것"이라며 "공정위원장이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계속 보이고 있는 만큼 보람그룹도 기존 형태를 유지하기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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