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윤영호 100일 점검)③18조 투자 청사진…실행과 연속성이 관건
AIDC 투자 본격화되는데…KT 1GW AIDC 현실성은
해저케이블 128Tbps 확대…글로벌 고객 확보 관건
실행력·사업 연속성 시험대 오른 AX 전략
2026-07-13 16:40:22 2026-07-13 16:44:0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총 18조원의 투자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해저케이블, 차세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인공지능(AI) 인프라 경쟁이 이미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경쟁사를 중심으로 본격화된 상황에서 투자 규모의 현실성과 실행력, 장기적인 사업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AX 전략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T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섭니다. 우선 향후 3년간 정보보안·IT 혁신에 4조원, 차세대 네트워크에 8조원 등 총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를 시작해 내년까지 전체 투자의 절반가량을 집행할 계획"이라며 속도감 있는 투자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AX 플랫폼의 핵심인 AI 인프라 투자도 본격화합니다. 향후 5년 동안 AIDC에 5조원, 해저케이블에 1조원을 각각 투자해 전국 1기가와트(GW) 규모의 AIDC와 국제 해저케이블 용량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와 국제망을 동시에 확보해 아시아 AX 연결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박윤영 KT 대표가 AX 플랫폼 컴퍼니와 관련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이 같은 투자 계획이 공개되자 시장의 관심은 1GW AIDC의 실체에 쏠리고 있습니다. KT는 5조원을 투자해 1GW 규모의 AIDC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GW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서버를 포함한 AI 컴퓨팅 인프라를 의미하는지, 전력과 건물 중심의 데이터센터 수용 능력을 의미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AIDC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GPU를 제외한 건물과 전력, 냉각시설 등 기반 인프라 구축 비용만 고려하더라도 100메가와트(MW)당 약 1조2000억원 수준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AIDC는 건물과 전력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뒤 GPU 서버를 단계적으로 증설하는 셸 앤드 코어 방식으로 조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100MW 또는 300MW 규모부터 가동한 뒤 수요에 맞춰 GPU를 순차적으로 확충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KT가 발표한 5조원 투자는 GPU까지 포함한 완성형 AI 컴퓨팅 인프라라기보다는, 전력과 건물 중심의 기반 인프라 구축 비용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입니다. 
 
반면 AI 인프라 경쟁은 이미 정부와 민간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SK와 GS, 네이버 등 민간기업과 함께 2029년까지 8.4GW 규모의 AIDC를 구축하고, 2035년에는 18.4GW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SK그룹은 영남권 AIDC를 포함한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재무적투자자(FI) 공동 투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KT는 투자 산정 방식과 세부 규모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 산정 방식과 세부 규모 등은 기업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 역시 "KT는 수십 년간 축적한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AIDC를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며 운영 효율성을 경쟁력으로 제시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해저케이블 전략 역시 실제 투자와 고객 확보가 관건입니다. KT는 현재 약 38Tbps(초당 테라바이트) 수준인 국제 해저케이블 용량을 128Tbps 이상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통해 해외 AI 트래픽을 국내로 유치하는 아시아 AX 연결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AI 서비스는 실시간 추론 과정에서 국제 데이터 전송량이 급증하는 만큼 해저케이블이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글로벌 AI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AI 시대에는 국제 백본망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국제 백본망을 독자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자체 해저케이블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구글과 메타 등은 직접 투자하거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해저케이블을 구축하며 AIDC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신규 해저케이블 구축은 통신사 단독이 아니라 글로벌 사업자와 공동 투자 형태로 추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KT 역시 실제 AI 트래픽을 확보할 글로벌 고객과 투자 파트너를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KT가 AX 플랫폼 전략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실행력과 사업 연속성 또한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KT는 디지코(DIGICO), AICT, AX 플랫폼으로 이어지며 최고경영자(CEO)가 바뀔 때마다 AI 전략도 함께 변화해 왔습니다. 반면 AIDC와 해저케이블은 모두 5년 이상 장기 투자가 필요한 사업입니다. 투자 회수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경영진이 바뀌더라도 투자와 전략이 흔들리지 않는 지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전국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AI 시대에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결국 글로벌 AI 생태계 안에서 실제 고객과 트래픽을 확보하고, 경영진이 바뀌더라도 장기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지가 AX 플랫폼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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