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통합 없는 정권 재창출은 없다
2026-07-23 06:00:00 2026-07-23 06:00:00
한국 정치가 잘되려면, 여당은 여당답게 야당은 야당답게 정치하면 될 일이다. ‘변화와 정권교체’가 야당의 캐치프레이즈라면, ‘통합과 정권 재창출’은 집권 여당의 성공 좌표다.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진보 계열의 집권 여당에게 국민 통합과 정권 재창출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고 있는 ‘구조적 다수’는 단순히 지지층을 확대·결집해 만들어지는 수적 우위가 아니다. 정권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까지 국정의 공정성과 유능함을 신뢰할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지속 가능한 다수다. 이재명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는 국민 통합을 통한 정권 재창출의 의지와 전략을 매우 솔직하고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만약 12·3 내란 계엄이 없었다면, 이재명정부는 ‘국민주권정부’보다는 오히려 ‘통합정부’로 명명했을 가능성이 크다. 제20대 대통령선거 법정 선거운동 기간 돌입 전날인 2022년 2월14일 오전 명동 출정식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는 차기 정부를 ‘이재명정부’가 아닌 ‘통합정부’라 할 것을 천명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통합정부론은 보수 정권의 이명박·박근혜정부와 같은 대통령 이름의 고유명사식 명칭을 능가하는 것으로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전통을 잇는 것이었으며, 한국 민주주의 방향과 시대상을 담는 개념과 함의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가 헌정 질서와 국민주권의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출범했기에, 이제 그 성공은 국민 통합이라는 국정 운영 방식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즉 국민주권은 출범의 명분이고, 국민 통합은 정부를 운영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집권은 정치의 종착역이 아니고 국정의 출발선이다. 성공한 여당은 진영의 지지에 안주하지 않고, 중도의 바다로 끊임없이 외연을 넓혀가는 정당이었다. 다수당과 집권 여당이 되는 것보다, 다수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점은 한국 정당정치사에서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의 당정 분리 실험과 실패, 그리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난 이명박정부 한나라당과 박근혜정부 새누리당에서의 당정 일체에 의한 정당의 권력 종속 사례를 온고지신의 자세로 되새겨야 한다. 즉 당정 분리를 통한 자율성 확보와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정치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절충 형태의 당·정·청의 복합적 정치 구조를 작동하는 것이다.
 
정당정치가 정당이 없던 시절의 아젠다와 당 밖 논객들의 메시지에 몰입해서는 안 된다. 당 외부 세력과 구호가 정치를 만들어내는 구조는 반정치적이다.
 
진보 계열의 적장자로서, 막강한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와 정부의 성격을 좌우하는 정치적 DNA를 가진 민주당은 일반 국민의 확성기라는 기본 공리에 입각해서 정당정치를 가동해야 한다. 이에 비전 경쟁이 아닌 계파 경쟁의 소모적 당내 정치 행사는 집권 기반이 안으로부터 약해지는 소위 내상(內傷)에 시달릴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거듭되는 내전(內戰)은 일반 국민과 지지 계층으로부터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를 탄생시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정치에서 경제와 북한 문제만큼은 정쟁의 영역에서 벗어난 곳으로 자리 이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통합 정치에 대한 집권 여당과 대통령의 정치력 발휘는 양극단의 광장 대결 구도를 끊고 대한민국 정치사회의 새로운 주류를 등장시키며, 한반도 평화와 개헌 과제까지 추가적으로 완수·완성하는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통합의 상대이자 정권 재창출의 경쟁자인 한국 보수가 새로운 정치 토양에 새 뿌리를 내릴 때를 대비하여, 언제든 협치형 통합 정치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집권 정당 정치 프로그램들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어야 할 것이다.
 
박상철 (사)미국헌법학회 이사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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