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종말·월세 폭증' 속 서울 집값 1년새 13.5% 껑충
5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전년비 대폭 상승
전세도 전월비 1.04%↑…"임차인 발동동"
구로구·노원구 비강남권도 급상승세 확산
2026-07-22 16:33:17 2026-07-22 16:56:57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지금 제대로 된 전세 구하기 어렵죠. 매물은 묶여 있는데 호가는 계속 오르니까 집 구하는 사람들은 자꾸 외곽으로 밀려나고, 급한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근데 월세 마저 천정부지로 뛰니까 국평에 그나마 살만한 물건들 수요가 높아지면서 집값이 또 뛰어요." (서울 구로구 신림동 소재 공인중개사)
 
정부가 다주택자들을 겨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한 이후 매물이 잠기면서 전세는 사라지고, 집값은 오르는 현상이 현실화했습니다. 현장에선 임차인들이 매물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동시에 구로구, 노원구 등 실거래 중심 시장 매매가격도 신고가를 찍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세 자취 감추고 월세 증가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소재 A공인중개사는 몇 달 새 전세 물건을 구하는 문의가 쏟아졌지만, 정작 계약 물건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해당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 규제가 본격화된 이후 매물이 돌지 않으면서 전세는 물론 매매도 꾸준히 올랐다"며 "구로구는 예전부터 젊은층들이 저렴한 전세로 시작하는 곳인데 최근 어떤 지역은 매물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이날 기준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구로구 문래동 전세 매물은 단 7건에 그칩니다. 신도림동은 28개 아파트 단지 가운데 매물은 13건, 영등포동은 9개 단지 중 15건 수준입니다. 서울 내 대표적인 배드타운인 노원구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날 노원구 창동은 108개 단지 가운데 전세 매물은 26건, 하계동과 월계동은 각각 15건, 2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월세 매물은 전세 매물보다 약 두 배가량 많이 나와있었습니다. 구로구 문래동 월세는 18건으로 전세(7건)보다 사정이 나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원구도 월세 매물은 창동 53건, 하계동 34건, 월계동 4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월세 구하기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구로구 신도림동 소재 B공인중개사는 "전세는 씨가 말랐고, 그나마 나온 물건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50만원짜리 조건마저 금세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전세 거래가 줄어든 것은 통계로도 나타났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54.1%로 전세 거래 비중(45.9%)을 뛰어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전세와 월세가 5대5의 비슷한 비중을 유지해 온 흐름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전세 거래 중 갱신계약 비중은 53.8%로 전월(52.5%)과 전년 동월(41.2%)보다 모두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세 시장도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04% 상승한 가운데 동북권이 2.25%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대형을 제외한 전 규모에서 상승세가 나타난 가운데 소형이 1.43%로 최고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그래픽= 뉴스토마토)

강서·구로 신고가 속출…비강남권 상승 확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13.47% 올랐습니다. 전월보다는 1.33% 상승해, 지난 4월 상승폭(0.20%)에 비하면 크게 확대한 수준입니다. 도심권(종로·중·용산)이 전월 대비 2.5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 1.53%, 동북권(강북·도봉·노원·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 1.51%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40㎡초과 60㎡이하 소형이 1.7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실제 매매 현장에서도 상승 흐름은 뚜렷합니다. 한국부동산원의 7월 둘째 주(1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0% 올라 7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강북권에서는 성북구(0.49%)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강남권에서는 구로구(0.44%)와 강서구(0.38%)의 오름폭이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최근 강서·구로 일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업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서나 구로로 수요가 옮겨 가면서 나타나는 증가세라고 분석합니다. 실제 지난 20일에는 마포구 아현동 '마포푸르지오더센트럴'이 10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이 단지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용산구 소재 C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까지 뒤져봐도 전세로 나온 물건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보니 결국 젊은 세입자들이 서울 밖으로 밀려나는 걸 자주 본다"며 "임대인 입장에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할 유인이 커지면서 전세 물건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세 품귀와 월세 부담이 겹치면서 매수심리도 자극받는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월세를 내느니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2030세대의 매수세가 이어진다"며 "임대 수요가 매매로 옮겨 가는 흐름이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외곽 지역의 상승세를 더 밀어 올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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