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품질, 사후 점검 말고 설계 단계부터 만들고 현대화하라"
지난해 7월 EU 법제화…'휴먼 에러' 방지
2026-08-27 16:42:22 2026-08-27 16:42:22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임상 품질을 더 이상 사후 점검하지 말고 사전에 계획하고 관리 체계를 만들라는 게 국제 규범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임상 품질 관리를 현대화해야 한다." 임상시험 품질 확보 방안으로 전문가들이 내놓은 제언입니다. 
 
국제 의약품 규제 조화 위원회(ICH)는 지난해 1월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GCP)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같은 해 7월 유럽연합(EU)은 이를 법제화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설계 단계부터 품질을 내재화하라는 것(QbD)입니다. 임상 설계 단계부터 품질을 고려하려는 겁니다. 
 
현수미 큐앤비스 대표에 따르면, 2013~2022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GCP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지적받은 사례는 570건입니다. 필수(기본) 문서 관련 지적이 84.4%로 가장 많고, 이어 △사전 동의 66.3% △프로토콜(계획서) 준수 62.3% 순이었습니다. 근거 데이터 검증(SDV, 28.6%), 모니터링(22.3%) 등은 비교적 비중이 낮았지만, 2016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7일 현수미 큐앤비스 대표가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관련 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현 대표는 "SDV 및 모니터링 지적 사항 증가는 기존 점검 방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계획서 준수의 경우, 고위험 치료 영역 및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지적 사항의 빈도가 여전히 높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임상시험의 복잡성은 더 늘어나고 있고, 수집해야 하는 데이터의 숫자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접근 방식들이 달라지지 않으면서 지적 사항들이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람 실수로 임상 문서 오류 남발 문제
 
'국제 임상 데이터 표준화 컨소시엄(CDISC)' 본부도 이번 행사에서 임상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한 제약사가 프로토콜 문서들을 PDF 등으로 변환할 때 해당 문서들 절반이 부정확했다는 겁니다. 사람이 직접 작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때문에 행사에 모인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국제 임상 규정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의 힘을 빌릴 것을 조언했습니다. 
 
글로벌 빅파마는 이 같은 기술 접목이 한창입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API 중심의 통합 클라우드 데이터 패브릭을 구축하고 내부의 프로세스를 개선했습니다. 원래 환자 투약 결과 등 확정하는 '데이터 락'에는 수개월이 걸리지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서 이를 24시간 이하로 단축했습니다. 
 
다른 다국적 제약사도 임상 환자를 단 1명도 모집 못 할 가능성이 있는 '제로 인롤링 기관'을 사전에 예측, 비용을 절감한 사례가 있습니다. 또 다른 빅파마는 백신 개발과 생산 공정을 가상 공간에 구현했습니다. 최적의 백신 후보 물질을 구현함으로써, 제형과 공정 변수를 예측해 생산 공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R&D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이 밖에도 임상 참여자를 구하기 힘든 희귀병 임상을 위해 실제 대조군이 아닌 '합성 대조군'을 구축한 사례도 있습니다. 현 대표는 "ICH의 가이드라인은 곧 국내 규제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사람 손으로 매뉴얼을 작성해서는 임상에서의 리스크를 제대로 살펴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27일 '2026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홍보 구조물. (사진=뉴스토마토)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6일부터 오는 28일까지 '바이오 대도약, 혁신에 속도를 더하다' 주제로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2026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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