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인천 지자체 금고 유치를 둘러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2막이 올랐습니다. 17조원대 인천시 1금고를 놓고 벌인 1차전에서 신한은행이 승리하자, 하나은행은 8조원대의 9개 구 금고 쟁탈전에서 설욕을 다짐 중입니다.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기 모습. (사진=뉴시스)
인천 남동구는 28일 구 금고 선정을 위한 신청서(제안서)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29일 오후 6시까지 신청서를 접수한 뒤 다음 달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꾸려 올해 본예산 기준 1조2832억원 규모의 자금을 관리할 금고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같은 날 제물포구·영종구·연수구·서해구 4곳도 신청서 접수를 시작했고, 부평구와 계양구는 지난 16일, 검단구와 미추홀구는 23일 신청서 접수를 마감했습니다. 신청서 접수가 끝난 4곳 모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만 참여했고, 나머지 5곳도 같은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고로 선정된 곳은 내년 1월1일부터 2030년 말까지 해당 자치구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을 모두 관리합니다.
인천의 9개 자치구 올해 본예산은 8조3598억원입니다. 남동구가 1조2832억원으로 가장 많고, 부평구 1조2624억원, 미추홀구 1조1532억원 등입니다. 자치구도 8곳에서 9곳으로 늘어난 만큼 내년 본예산 합계는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구도는 신한은행이 비교적 유리하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인천시 1금고에 재선정됐고, 인천의 자치구 9곳 중 하나은행 본사가 있는 서해구·검단구를 제외한 7곳의 구금고가 신한은행입니다. 신한은행은 장기간 축적된 지자체 금고 운영 노하우와 전산 시스템의 안정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반면 인천시 1금고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 본사를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하는 등 지역에 대한 실질적 투자와 지역사회 기여도를 전면에 내걸고 있습니다. 기존 서해구와 검단구 수성을 기본 목표로 삼고, 신한은행이 점유한 다른 자치구로도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방회계법에 근거를 둔 평가 지표는 크게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구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구민 이용의 편의성 △금고 업무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구와의 협력사업 △그 밖의 사항(탄소중립 기여도)까지 6가지에 16개 세부 평가 항목이 있습니다.
모두 시중은행인 만큼 신용도·안정성·편의성·관리 능력에서는 변별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예금·대출금리와 지역사회 기여에서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인천 자치구들은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 7월 출범한 서해구·검단구·제물포구·영종구는 하반기에만 700억원의 예산이 부족합니다. 서해구 296억원, 검단구 152억원, 제물포구 46억원, 영종구는 은행에서 181억원을 단기차입(대출)하고도 35억원이 부족합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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