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애셋]‘366조’ 스테이블코인 미 제도권 상륙 임박
지니어스법 내년 1월 시행
미국 국채 새 수요처 부상
대출 위축·상환 쏠림 우려
2026-10-04 09:00:00 ㅣ 2026-10-04 09:00:00
이 기사는 디지털자산 전문 매체 <디지털애셋>에서 작성했습니다.
 
[디지털애셋 박상 기자] 2700억달러(약 366조원) 규모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미국 제도권 상륙이 임박했습니다. 미국 연방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 법(GENIUS Act)의 시행 시한이 다가오면서 규제기관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준비자산·감독 기준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규제기관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정부 재정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스테이블코인이 국채 물량을 흡수할 새로운 수요처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2025년 7월 제정된 미국의 지니어스 법은 제20조에 따라 제정 18개월 뒤 또는 연방 주요 스테이블코인 규제기관의 최종 시행규칙 발표 120일 뒤 가운데 더 이른 날 시행됩니다. 현행법상 늦어도 2027년 1월에는 법이 시행된다는 의미입니다.
 
미 국채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미국 지니어스법이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의 시행으로 스테이블코인의 미 제도권 상륙이 본격되는 현상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디지털애셋)
 
“단기 국채 수요 증가할 것”
 
주요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9월 29일 디지털자산 정보사이트 코인게코 기준으로 2700억달러에 이릅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유통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여서, 이 가운데 일부는 지니어스 법이 규제하는 스테이블코인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지니어스 법에서 정의하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물건을 살 때 사용하는 코인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결제용이 아닌 디지털자산 거래를 위한 자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더라도 지니어스 법에 따른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기대하는 것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에 따른 국채 수요 확대입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2025년 11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열린 미 국채시장 콘퍼런스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지니어스 법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10배 성장할 수 있다"며 "머니마켓펀드(MMF)와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면 단기국채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랜시스 브룩 미국 재무부 차관도 지난 9월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26년 국채시장 콘퍼런스에서 이러한 기대를 재확인했습니다. 브룩 차관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이미 단기국채와 만기가 임박한 국채 약 2000억달러(약 271조원)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니어스 법 규칙제정이 이뤄지면 발행사들이 성장하면서 국채 보유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정성+이자수익=국채’
 
달러 스테이블코인 성장이 단기국채 수요로 이어지는 법적 근거는 준비자산 의무에 있습니다. 지니어스 법 제4조는 허가 받은 발행사가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을 최소 1대1로 뒷받침하는 준비자산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허용 자산에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잔존만기 또는 발행 당시 만기가 93일 이하인 미 국채, 일정 요건을 갖춘 환매조건부거래와 MMF 등이 포함됩니다. 즉 모든 준비자산을 국채로 채우라는 건 아니지만 발행사가 안전성과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이자수익을 얻으려면 단기국채가 주요 운용 수단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면 발행량과 준비자산이 함께 증가하고 이는 곧 상당량이 미국 국채 매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되는 셈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 9월 24일 이러한 법의 틀을 구체화하는 두 건의 규칙안을 공개했습니다. 첫 번째는 연준 감독 대상 발행사의 준비자산 전액 확보 의무, 자본·위험관리 기준, 준비자산 보관기관에 대한 규정입니다. 두 번째는 연준 감독 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승인 절차입니다. 두 규칙안은 연방관보 게재 후 60일 동안 의견을 수렴합니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안착이 단기국채 수요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안착과 클래리티 법안 입법의 영향을 표현한 이미지. (사진=디지털애셋)
 
여전히 남은 과제 ‘클래리티’
 
전문가들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제도권에 안착하면 단기국채 수요가 9000억달러(약 1218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그룹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 2025년 4월 보고서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2028년까지 2조달러(약 2706조원)까지 성장하면 단기국채 추가 수요가 최대 9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지니어스 법만으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완성되는 건 아닙니다. 이 법은 발행사의 건전성과 상환·준비자산 규율이 중심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정산 수단으로 쓰이는 시장 감독체계와 중개업자 규율을 폭넓게 정비하려면 포괄 입법이 보완돼야 합니다.이 때문에 미국 연방 디지털자산 포괄 법안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입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이자·보상 지급 체계를 규율하려는 시도가 이어져왔습니다. 그러나 클래리티 법안은 지난 9월 15일 상원 토론종결(Cloture)에서 최종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되었습니다. 토론종결이란 상원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본회의 표결로 넘어가기 위해 통상 60표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 절차를 뜻합니다. 가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과반도 넘기지 못한 것입니다.
 
이후 9월 22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코인데스크 행사에서 백악관과 재무부 관계자들은 클래리티 법안 연내 입법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통한 규칙제정 마련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지니어스 법 시행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한 제도화가 이뤄져도 발행 이후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의미입니다.
 
민간대출 감소 등 우려도
 
스테이블코인 활성화가 금융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은행예금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하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고 대출 여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8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따른 국채 수요 증가는 민간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대규모 상환 요구가 몰리면 발행사의 국채 매각이 집중돼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습니다.
 
모종우 언디파인드랩스 공동창업자는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의 성과는 발행량뿐 아니라 실제 결제 활용과 상환 안정성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준비자산 감독과 유통시장 규율이 함께 갖춰져야 지속 가능한 수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디지털애셋에 설명했습니다.
 
박상혁 기자 seminomad@digitalasset.works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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