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넘어 과학으로”…정의선 회장 낙점 ‘GBC 과학관’
(현장+)‘해브 펀 위드 사이언스’ 팝업 진행
모터스튜디오 서울 5층에 12종 체험 전시
익스플로라토리움과 협업 첫 결과물 공개
2026-10-06 13:00:00 ㅣ 2026-10-06 15:21:4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과학과 기술은 서로 다른 솔루션을 줍니다. 과학이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면 기술은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관한 것으로, 둘이 연계될 때 혁신이 나옵니다.” 
 
GBC 체험형 과학관 팝업 전시 ‘해브 펀 위드 사이언스(Have Fun with Science)‘ 미디어 프리뷰에 참석한 현대차그룹 HMG브랜드경험담당 지성원 부사장, 익스플로라토리움 최고경험책임자 앤 리처드슨(왼쪽부터) (사진=현대차)
 
완성차 제조사가 과학관을 짓는 이유에 대해 지성원 현대차그룹 HMG 브랜드경험담당 부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내 체험형 과학관 건립에 앞서 일종의 사전 행사를 열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6일부터 12월15일까지 약 두 달간 서울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팝업 전시 ‘해브 펀 위드 사이언스(Have Fun with Science)’를 운영합니다. GBC 과학관의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시험하는 첫 무대입니다.
 
이번 전시의 뿌리는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맺은 익스플로라토리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입니다. 익스플로라토리움은 1969년 문을 연 체험형 과학관의 원조로, 방문객이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실험하며 원리를 깨우치는 ‘핸즈온’ 방식을 처음 도입한 곳입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5층에 전시된 과학관에서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정의선 회장이 직접 해외 체결식에 나선 만큼 의미가 깊습니다. 정 회장은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 첨단 과학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 과학관이 개개인의 호기심과 탐구 정신을 키우는 차별화된 과학 교육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단순한 사회공헌 행사가 아니라 GBC의 핵심 콘텐츠로 추진한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과학관은 GBC가 2031년 말 준공된 뒤 2032년 문을 열 예정입니다. 그룹은 과학자·교육자·예술가가 전시 기획에 참여하고, 학교·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과학 커뮤니티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밀고 있는 분야와 맞닿아 있습니다.
 
드로잉 머신 워크숍에서 기계를 직접 조립해 체험하는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실제 체험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모터스튜디오 서울 5층에 올라서자 차 전시장이 아니라 실험실에 가까운 공간이 펼쳐졌습니다. 움직이는 보드 위에 선 관람객들은 한 발을 떼기도 전에 휘청였습니다. ‘아슬아슬 균형 잡기’는 이름 그대로 발밑이 흔들리는 보드 위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야 하는 전시물로, 균형을 잡았다 싶으면 다시 비틀거리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옆에서는 도미노 블록이 차례로 쓰러지는 ‘릴레이 놀이’가 한창이었습니다. 도미노가 하나씩 옆으로 전달되다가도 중간에 멈춰 서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졌고, 그때마다 관람객들은 처음부터 다시 블록을 세웠습니다. 에너지가 끊김 없이 전달되려면 간격 하나도 어긋나선 안 된다는 걸 몸으로 배우는 셈입니다.
 
‘바람이 빚어내는 풍경’ 앞에서는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바람이 모래를 밀어내며 사막 능선 같은 물결무늬를 새로 만들어 가는 작품 앞에서 현대차 관계자는 “예술과 기술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기 회로 프로그램에서는 부품을 직접 이어야 작동했습니다. 회로를 완성해 불이 들어오자 주변에서 작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드로잉 머신 워크숍에서는 회전 운동으로 펜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그림을 그리는 기계를 직접 만들어 보는 참가자들이 저마다 진지한 표정으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GBC 내 체험형 과학관의 야간 조감도(사진=현대차)
 
12종의 전시물은 움직임, 생태, 빛과 소리 등 기초 과학 원리를 다루지만 전시장 어디에도 긴 설명문은 없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설명을 읽기보다 직접 체험해 보라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보고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손으로 해 봐야 이해된다는 ‘핸즈온’ 철학이 서울 한복판에 옮겨진 모습입니다. 2032년 GBC 과학관이 지향하는 전시 방식을 미리 보는 자리입니다.
 
지 부사장은 “GBC 체험형 과학관은 개인의 탐구 정신을 키우고 국내 과학 교육에 새로운 토양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방문객 의견을 들어 국내 실정에 맞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조정·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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