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항해 늘지만…해운업계, ‘상업화는 아직’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체지 부상
아크로호 시범 운항…12일 귀항
러 제재·비용 부담…수익성 과제
2026-10-06 15:23:01 ㅣ 2026-10-06 15:28:17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글로벌 해운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북극항로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상업화 여부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를 포함한 중동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도 아프리카를 우회하지 않는 새 항로의 필요성이 커진 결과입니다. 한국 역시 정부가 해운사와 협업해 북극항로 검증에 나서면서 일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북극항로 역시 국제 정세에 따른 리스크가 큰 데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상업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팬스타 아크로호가 지난달 13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업계와 외신 등을 종합하면 지난달 북극항로를 통한 항해 횟수는 13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2022년과 비교해 4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통상적으로 9월은 여름철 해빙이 녹으면서 항해 여건이 개선돼 북극항로 이용량이 가장 높은 시기로 꼽힙니다.
 
북극항로 이용량 증가는 중동 전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상적으로 북극항로는 베링해협과 북극해를 거쳐 유럽으로 향합니다. 기존 핵심 항로인 수에즈 운하가 중동 전쟁으로 이용이 어려워졌고, 희망봉을 통해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항로는 기존 수에즈 운하(약 30일)보다 10일 더 긴 40일이 걸립니다. 안정적인 운항 노선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해빙기가 겹치면서 이용량도 늘어난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북극항로 개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시범 운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와 팬스타그룹의 팬스타 아크로호는 지난 8월 부산항에서 출항해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22일 만에 주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통상 수에즈 운하 항로(약 30~34일)보다 열흘가량 앞당긴 기록입니다. 아크로호는 오는 12일 부산항을 통해 귀항할 예정입니다.
 
시간 단축에 성공하면서 잠재력을 입증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북극항로를 주요 항로로 이용하기까지 넘어야 할 선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거론되는 문제는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입니다. 북극항로의 노선 특성상 북극 연안 주요국인 러시아의 영향력이 미칠 수밖에 없어 거래 및 결제, 항만 이용 과정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구조도 과제로 꼽힙니다. 현재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주요 국가는 한국과 중국, 일본 정도로 물동량(화물의 양)이 극히 제한됩니다. 반면 극지 환경에 맞춘 선박 도입 비용이 높고, 해빙기에만 이용할 수 있는 등 제한적인 환경 역시 북극항로를 주요 항로로 이용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범운항을 계기로 북극항로의 득실과 상업성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의 경우 북극항로 운항을 늘리고 있지만 대외 리스크가 많아 우리나라와는 환경이 다르다”며 “한국만이 아니라 글로벌 관점에서 봐도 수년 내 항로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조속한 성과 창출은 어렵지만 이는 정치권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이번 북극항로 시범운항 결과를 통해 개선 사항을 검토하고 향후 상업화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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