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미국이 일본 투자금을 끌어들여 자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새로 짓기로 했습니다. 인텔에 이어 글로벌파운드리(GF)에도 정부 지원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005930)의 미국 사업에도 변수가 더해졌습니다. 주력 공정이 달라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지원이 누적되면 중장기적으로 경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9월22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일본의 투자금 최대 21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뉴욕주 몰타에 반도체 공장 2곳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일본이 투자 자금을 제공한다며 자신의 무역 합의에 따른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본, 한국, 대만의 투자 약속을 거대한 건설 프로젝트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의 GF 지분 확보 계획도 공개하며 “보조금을 미국의 수익으로 전환한 최초의 행정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에 세워질 파운드리 공장은 일본이 건설 자금을 대고, GF가 생산기술을 제공해 운영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GF는 이날 두 공장의 기술 제공 업체이자 운영사로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산업·연결 인프라용 반도체를 생산하게 되는 첫 공장은 올해 착공해 2029년 생산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 공장 건설 여부는 2028년 말까지 결정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별도 합의에 따라 GF 지분 약 4%를 확보할 예정입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에도 기존 반도체법 보조금과 안보 관련 지원금 등을 활용해 약 89억달러를 투자하고 인텔 지분 9.9%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보조금 지급을 넘어 정부가 주주로 참여하며 자국 반도체 기업 육성에 나선 것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72.5%로 1위, 삼성전자가 5.9%로 2위입니다. 중국 SMIC(5.4%), 대만 UMC(3.9%), 미국 GF(3.2%)가 뒤를 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65~14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근 테일러에는 2나노 첨단공정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미국 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GF의 증설이 당장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F는 특화·성숙 공정 중심의 업체”라며 삼성전자가 테일러에서 추진하는 2나노 첨단 공정과 직접적인 경쟁은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높은 생산원가를 고려하면 현지생산 확대가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도 첨단 공정 외에 다양한 공정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GF와 생산 품목이나 고객군이 겹치는 분야에서는 수주 경쟁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인텔에 이어 GF까지 지원하며 자국 반도체 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 변수로 꼽힙니다. 정부 지원이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투자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와의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 지원이 누적될 경우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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