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에서 완제품까지…식품업계 가격 담합 조사 확대
김치·두부·즉석밥 등 6개 품목 조사 착수
2026-10-16 15:18:25 ㅣ 2026-10-16 15:19:08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식품업계 가격 담합을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조사가 원재료에서 완제품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설탕·밀가루 등 원재료에 이어 김치·두부·즉석밥 등 가공식품 업체들도 조사 대상에 오른 건데요. 완제품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대한 공정위의 감시도 강화되는 모습입니다.

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밀가루 부산물 가격담합 사건 심의 절차 개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첫 업무로 지난 14일 식품업체의 담합 사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중점조사기획단은 대상·오뚜기·CJ제일제당 등에 조사관을 보냈습니다. 공정위는 조사 대상 기업들이 김치·두부·선물세트·즉석밥류 등 6개 완제품 품목의 가격을 담합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섰습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주요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가격이나 인상 폭을 사전에 합의했는지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특히 업체 간 가격 결정 과정에서 부당한 공조가 있었는지가 핵심 조사 대상입니다. 이번 조사에는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의 판매가격에 개입했는지를 확인하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식품업계는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해 왔습니다. 다만 가격 인상 과정에서 업체 간 사전 합의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공정위는 관련 자료와 업체 간 의사소통 내역 등을 토대로 담합 여부를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사들이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의 할인 행사와 판촉 경쟁에 개입하거나 할인 폭을 제한했는지도 살핍니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소비자 판매가격뿐 아니라 유통업체 간 가격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1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가격 인상 합의·유통업체 판촉 개입 여부 쟁점
 
공정위는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과 밀가루 등 식품 원재료의 가격 담합 의혹을 조사한 바 있습니다. 앞선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3개 제당사는 설탕의 주원료인 원당 가격이 오를 때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해 설탕 가격의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했습니다.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설탕 가격의 인하 폭을 줄이거나 인하 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습니다. 조사 결과 공정위는 3개 제당사에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밀가루 담합은 7개 제분사가 밀가루 시장의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식용 밀가루의 판매 가격과 공급 물량을 서로 합의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담합 기간 중 밀가루 가격은 최고 42%까지 치솟았는데요. 이를 통해 빵, 과자 등 가공식품 물가 인상을 부추겼습니다. 공정위는 조사 이후 7개 업체에 총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검찰은 제분사 대표와 임직원 등 20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습니다.
 
이번 완제품 조사 대상에 오른 식품업체들은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조사 내용과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서민 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건 물가"라며 "물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게 식품 쪽이라 공정위가 조사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관건은 증거가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라며 "증거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에서 조사에 나섰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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