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리부트, AX 대전환)⑧"고도화 지원보다 기초지원 절실"
반월·시화산단 DX 선도기업 TFS, 'AX 수준진단' 진행
고도화 사업 '허수' 경계…기업 현장 맞춤형 기초 지원 요구
철도·의료 신사업 다각화 추진…AI 기반 다크팩토리 전환 구상
2026-10-22 08:00:00 ㅣ 2026-10-22 08:20:13
[안산=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반월·시화 산업단지에서 가장 먼저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하고 디지털 전환(DX)을 이끌어왔던 TFS가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기초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제조업 현장에 걸맞은 AX를 완성하려면 수준 높은 고도화 지원보다 현장 데이터 기반의 DX 기초 체력부터 단단히 다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AX 이전, DX 기반 다지기 우선
 
이윤상 TFS 부사장이 13일 경기 안산에 위치한 TFS 공장에서 AX 전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13일 경기 안산에 위치한 TFS 공장에서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반월시화 AX 실증산단센터의 AX 수준진단이 진행됐습니다. TFS 창업주 2세이자 AX 추진을 전담하고 있는 이윤상 TFS 부사장은 이날 수준진단 결과가 높게 나오더라도 고도화 지원보다는 AX 기초 단계에 맞춘 지원을 원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AX를 당연히 해야 하겠지만 AI 활용 과제를 하다보니 기초 없이는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올해는 DX부터 확실히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준진단 결과가 높게 나와 고도화 지원 대상이 되면 정작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사업에 매몰된다는 지적입니다. 이 부사장은 탄탄한 기초 작업이 선행돼야 향후 독자적인 AI 응용과 지속 가능한 성장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 부사장은 "대기업 수준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나중에는 사용하지 않는 죽은 데이터가 될 거 같아서 기초 사업에 들어가고 싶은 것"이라며 "고도화 사업에 들어가면 기초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발생하고 역행돼 오히려 놓치는 사업이 된다"고 했습니다.
 
중소 제조업체 입장에서 정부 과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지원책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부사장은 "정부 지원 덕에 실질적인 설비 투자도 받을 수 있었다"며 "작은 규모의 사업들이 있기 때문에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용접 로봇 도입 과정에서도 정부 과제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TFS는 지난 2002년부터 용접을 시작하며 선제적으로 용접 로봇 시스템을 도입해 왔습니다. 이 부사장은 "옛날 장비는 신호를 줄 수 있는 기능이 없는데 정부 과제를 통해 신규 로봇을 사서 도입하거나 개조 비용을 지원받는다"며 "노후 설비 교체 사업 등을 활용하면 기존 장비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라 AX 전환을 위해서도 이러한 설비 개조 및 교체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현장 기업들이 느끼는 정부 공고와 지원 사업의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정부 지원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고 형식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정부 과제는 누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이용하느냐의 차이"라며 "예를 들어 스마트공장 과제의 경우 중소기업들은 '내가 스마트를 해서 뭐 하나'라며 막연해하는 기업들이 다수"라고 전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지원 공고를 내야 여러 기업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자금난과 인력이 걸림돌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 2000년에 설립된 TFS는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으로, 시트 프레임 용접과 2열 시트 조립, 박판·인장·압축 스프링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용접 로봇 25대와 스포트 용접기 12대, 프레스 장비, 스마트 조립 라인 8개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23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TFS는 설립 이듬해인 2001년에 ERP 시스템 구축, 2002년 최첨단 용접 로봇 도입, 2015년 제조실행시스템(MES) 도입을 거쳐 2017년 스마트공장 모델 공장에 선정된 기업입니다.
 
선도적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온 TFS도 자금 부족과 적합한 AI 공급업체 부재라는 현실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 부사장은 AX 허들에 대해 "비용 문제가 가장 어렵고 저희에게 맞는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어렵다"며 "원하는 AI를 현장에 적용하고 싶어도 사례가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정부 사업에 들어가도 마땅한 업체를 찾지 못했다"며 "이렇게 되면 불확실성이 커서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AI 비전검사 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겪은 전문 인력 유출 사례도 중소기업 AX 추진의 또 다른 문제입니다. TFS는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해 지난 8월 말 비전 검사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자체 프로그램 만들어서 8월 말 도입을 완료했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 직원이 퇴사했다"며 "담당자 없이 남아있는 직원들이 분석해서 프로그램을 돌리려고 하니 힘들어 한다"고 전했습니다. 도입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비전검사 도입 후 불량률이 50% 이상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과제나 외부 솔루션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주권과 보안 문제도 걸림돌입니다. TFS는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 이상 쌓아온 ERP와 10년 이상 된 MES 데이터 체계를 통해 독보적인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부사장은 "대표가 오늘 아침에도 모든 내용은 ERP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며 "전산을 이용하면서 암묵지가 잘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부 서버 이용 및 데이터 유출 우려에 대해 이 부사장은 "사내 자체망을 꾸준하게 가지고 갈 생각"이라고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철도 전선 장력 장치 신사업…피지컬 AI 구상
 
TFS는 마진이 낮은 자동차 부품 2차 벤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철도 부품 및 의료기기 등 신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특히 지하철 및 GTX 전동차용 히터 가이드 레일, 무단 록킹 장치, 시트 회전 조정 장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속철도용 전선 장력 장치 국산화 개발에 성공해 국토교통부 승인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이 부사장은 "철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은 온도에 따라 장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하중의 힘으로 당겨야 전력이 일정하게 공급된다"면서 "TFS가 개발한 철도 장력 장치의 오차가 5% 이내로, 매우 우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해당 장치가 국내 철도에 납품되면 해당 실적을 갖고 베트남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TFS가 그리는 AX의 최종 지향점은 단순한 품질 개선을 넘어 현장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피지컬 AI 기반의 무인 공장, 즉 다크팩토리 구축입니다. 이 부사장은 "단기로는 현장에서 사용·수집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1단계이고, 해당 데이터로 설비를 어떻게 이용할지가 2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부사장은 "피지컬 AI를 사용한다면 로딩, 언로딩을 학습시켜 제품을 인식, 투입, 검증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산=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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