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기준 54시간 차이에 '1조원'…서울 버스 통상임금 재판 재개
서부지법, 선고 앞두고 변론 재개…쟁점은 '기준시간'
노조 "월 176시간" 대 사측 “230시간”…최종 부담은 '서울시'
2026-10-22 15:02:55 ㅣ 2026-10-22 15:14:00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이 선고를 앞두고 다시 변론에 들어갔습니다. 통상시급을 계산하는 '기준시간'을 놓고 노사 주장이 월 54시간 격차가 나는 데다, 그 차이에 따라 업계 부담이 1조원대까지 갈리면서 재판부도 결론을 미뤘습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재판장 구광현)는 22일 선진운수 등 11개 버스회사 노동 1977명이 각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의 변론기일을 열었습니다. 청구액은 약 788억원입니다. 재판부는 당초 8월27일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사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변론을 재개한 겁니다. 
 
지난 9월16일 오전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재판장은 지난 재판에서 변론을 끝내고 선고하려 했지만 쟁점이 많고 고민할 부분이 많아 변론을 재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부지법 관할 운수회사 사건 11건이 몰려 있고, 결과에 따라 패소한 쪽은 항소 부담이 커 여러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 측에 청구 취지 변경을 요청했습니다. 원고들은 지연손해금을 2023년 2월1일부터 구하고 있는데, 임금 지연손해금은 매달 발생하는 만큼 기산점을 하나로 정하지 않으면 판결 주문을 쓸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재판부는 기산점을 2025년 2월1일로 통일해 달라고 했습니다. 원고 측은 추가로 낼 증거는 없다며 지적된 부분만 고쳐 판결을 받겠다고 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을 생각하면 늦출 이유가 없다며 빠른 선고도 요청했습니다. 다음 기일은 12월10일입니다.
 
쟁점은 통상시급을 구할 때 월 통상임금을 나누는 기준시간입니다. 노조는 단체협약상 기본급이 하루 8시간씩 월 22일 근무를 전제로 정해졌다며 월 176시간을 주장합니다. 반면 사 측은 하루 9시간 약정근로에 주휴시간을 더한 월 230시간을, 그게 아니면 적어도 209시간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기준시간이 짧을수록 통상시급과 각종 수당이 커집니다.
 
노조는 동아운수 판결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유재호 서울시버스노조 정책기획국장은 "동아운수 고등법원 판결에서 176시간이 맞다고 했고, 대법원이 그 판결이 틀리지 않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판결문에 주휴시간은 기준시간에서 빼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주휴시간을 넣어야 나오는 209시간이나 230시간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서울시는 대법원이 176시간을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부산고법은 지난 7월 230시간을 인정했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금액 차이도 큽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서울 64개사 노동자 약 1만7000명이 7개 법원에 낸 소송에서 노조 주장대로 176시간과 2023~2024년분 소급이 인정되면 부담이 1조2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사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약 5266억원입니다. 
 
결국 부담은 서울시로 향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 시내버스는 서울시가 운송 적자를 메워 주는 준공영제로 운영됩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 5월29일과 7월9일 서울시에 통상임금 증가분 예산을 책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서울시에 소송고지를 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준공영제로 버스업계에 지원한 금액은 4575억원입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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