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나노팀은 뺀 '주가 하락 리픽싱'…CB 규제 보완론
나노팀, 주가 하락 따른 CB 전환가 조정 제외
리픽싱 규제 강화에도 주주 지분 희석 논란 여전
공모 CB 상향 조정·통합 정보 플랫폼 구축 제언
2026-10-28 06:30:00 ㅣ 2026-10-28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3일 19: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소부장 업체 나노팀(417010)이 전환사채(CB) 발행 과정에서 주가 하락을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요건에서 제외하는 등 일반 주주 지분가치 희석 부담을 낮췄다. 다만, 자본시장 전체 CB발행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하향 조정이 여전히 리픽싱의 다수를 차지한다.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 리스크 완화 장치가 일반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리픽싱 규제가 보완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진=나노팀)
 
주가 하락해도 전환가 미조정…지분 희석 부담 완화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노팀은 지난 7일 200억원 규모의 제2회 CB 발행을 결정했다. 해당 CB는 주가 변동을 리픽싱 요건에 삽입하지 않았다.
 
이에 향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CB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변동이 없다. 예외적으로 전환가액 이하의 유상증자·주식배당 등 제한적 조건에서만 전환가액이 조정될 수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해당되는 경우로 최소한 주가 하락을 이유로 신주 발행 수가 늘어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은 일반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에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리픽싱은 통상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도 낮춰줘 CB 투자자가 같은 투자금으로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를 늘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전환가액 하향 조정 시 신주 발행 규모가 더 늘어나게 된다. 기존 주주는 지분 가치 감소와 더불어 지분 희석 피해까지 볼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주식 시장이 요동치면서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항 발동도 다수 발생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의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가 조정 내역을 집계한 결과, 올해 1월1일부터 10월21일까지 전환가액을 조정한 CB는 총 383개였다. 이 중 주가 변동 등을 이유로 전환가액을 한차례 이상 내린 CB는 219종목으로 전체의 57.2%에 달했다.
 
다만, 우리 자본시장 상황상 리픽싱을 전면 금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은 발행기업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꼽혀왔다. 특히 대출을 위한 담보 자산이 부족하거나, 시장 신용도가 부족한 업체들이 리픽싱 조항이 담긴 CB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를 해소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픽싱 규제 강화 목소리 꾸준히 이어져
 
상법 개정에 따라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명문화되면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일반 주주의 이익 보호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리픽싱 요건 강화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리픽싱 규제는 이미 여러 차례 강화되고 있음에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행 규정은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하한을 발행 당시 전환가액의 70%로 제한하고 있으며, 하향 조정 시 추후 주가 상승에 따른 상향 조정도 의무화했다. 다만, 공모 CB의 경우 상향 조정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빈틈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상향 리픽싱 범위를 공모 CB까지 확대하고, 리픽싱 인하율 기준으로 기존 주주 지분 희석률을 검토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환가액 인하율에 대한 기준 설정 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수준을 함께 고려해 인하율 상한을 정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규제에 앞서 CB에 대한 정확한 집계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CB에 관한 정보를 한 데 모아야 리픽싱에 대한 규제 논의도 가능하다는 취지다.
 
현재 우리 자본시장의 연간 CB 발행 규모는 10조원대, 만기 이전 CB 규모는 20~3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수십조원의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CB 정보가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어 문제 현황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CB별 리픽싱 횟수, 실제 주식 전환 현황 등을 개별 공시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리픽싱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전환사채 발행 이후 몇 번 조정됐는지는 개별 공시를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렵다"며 "실제 전환율에 대한 데이터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 횟수나 비율을 조정하기 전에 해볼 만한 방안 중 하나가 관련 데이터를 모아 포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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