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연체율 17년 만에 최고…주범은 건설·부동산·임대업
금리 인상에 중소기업 이자 부담 가중
정책금융 확대·건전성 관리 '이중 과제'
2026-10-27 14:24:41 ㅣ 2026-10-27 14:47:57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특화된 기업은행(024110)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1%를 넘어서며 1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건설·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중소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에 경고등이 켜졌는데요.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기업은행이 정책금융 공급과 건전성 관리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는 분석입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1.10%로 직전 분기(0.98%)보다 0.12%p 상승했습니다. 2009년 3월 말(1.1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전체 대출 연체율도 2분기 말 0.94%에서 3분기 말 1.04%로 0.10%p 올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1.00%)보다도 0.04%p 높은 수치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를 넘어섰습니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53%에서 0.50%로 낮아져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모습입니다.
 
업종별로 부동산·임대업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습니다. 올해 2분기 말 1.54%였던 연체율은 3분기 말 1.99%로 0.45%p 뛰었습니다. 2011년 3분기(2.79%)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연체율이 2%에 육박한 겁니다.
 
같은 기간 건설업은 1.32%에서 1.48%로, 도소매업은 1.11%에서 1.18%로 뛰었습니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된 업종에서 대출 상환 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건설·부동산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과 미분양 누적, 공사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관련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근 금리 상승도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을 압박하는 요인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상하면서 시장금리와 대출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금융비용 증가가 수익성 악화와 연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 같은 건전성 악화는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등 기존 업종에 쏠린 금융자금을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유도하면서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기업은행의 역할도 한층 커지고 있는데, 정작 기존 대출의 부실 위험은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업은행으로서는 연체율이 오르는 취약 업종에 대응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는 신규 자금 공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기업별 상환능력과 사업성을 면밀히 평가하는 등 보다 정교한 여신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금리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지만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부동산·임대업의 경우 PF 업황 악화,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만큼, 향후 사업장 준공에 따른 회수 가능성을 살피면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은행. (사진=기업은행)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