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기초단체, 인천시에 재정 SOS…서해구·검단구 분쟁조정 신청
서해구·검단구 '자금 정산·부채 승계' 649억 농고 갈등
공무원 급여 지급 중단 위기…시에 긴급 재정지원 요구
신설 자치구 모두 재정위기…"송도 분구 논의 필요"
2026-10-27 16:38:30 ㅣ 2026-10-27 17:03:46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분구와 동시에 재정난에 직면한 인천 검단구와 서해구가 자금 정산과 부채 승계 문제를 놓고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두 자치구는 공무원 급여조차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인천시에 지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천시청 모습. (사진=인천시)
 
구재용 서해구청장은 27일 인천시 분쟁조정위원회에 검단구를 상대로 한 자금 정산 분쟁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옛 서구에서 분구된 서해구와 검단구는 올해 7월1일자로 개청했습니다. 본래 한 통장을 쓰던 가족이 분가하면서 수입과 부채를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다투는 상황입니다.
 
서해구는 분구 전인 올 상반기 옛 서구가 검단 지역에 집행한 세출 1029억원 가운데 검단에서 거둬들인 세입 380억원을 제외한 649억원을 검단구가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도 주장합니다.
 
구 구청장은 "정산이 지연되면 당장 11월 중순부터 금고가 고갈돼 필수경비 집행이 멈춘다"며 "부분 정산이라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필수경비는 공무원 인건비와 폐기물 처리 비용, 생계 급여와 각종 보조금 등에 쓰입니다.
 
아울러 검단 지역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발행한 지방채 263억원의 승계와 시설관리공단 본부 지원 경비 분담, 내년 공단을 분리할 때 기존 근로자 고용승계 명문화도 요구했습니다.
 
반면 검단구는 서해구의 금액 산정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해구가 당초 581억원 반환을 요구했다가 검단구에서 문제를 제기하니 증빙 없이 반환 규모를 648억원으로 늘렸다고 주장합니다. 또 공단 인건비와 사업비를 이미 전액 지급하고 있음에도 본부 운영비를 추가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김진규 검단구청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2021년 검단 입주 이후 옛 서구 세입이 연평균 200억원 이상 늘었으나, 검단에 제대로 환원됐는지 불분명하다"며 "옛 서구 시절 누적된 재정 부담과 지방채 263억원을 신설 구에 전가하는 행위는 수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두 지자체의 대립은 지방자치법에 따른 분쟁조정이 예상되지만,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광역단체 분쟁조정위원회는 사실조사와 의견 청취에만 수 개월이 걸립니다. 서해구는 재원 고갈 시점을 11월 중순으로 보고 있어 긴급 재정 대책이 없다면 행정 공백과 복지·인건비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행정 체제 개편을 설계한 인천시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광역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기반시설 투자와 청사 건립 비용을 기초단체 간 정산 갈등으로 방치했다는 비판입니다. 이에 따라 분쟁조정 착수와 별개로 시가 특별교부금이나 조정교부금 조기 집행 등 긴급 재원을 선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양측이 동의하면 분쟁조정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며 "두 지자체에 대한 예산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정 위기는 신설 자치구 전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중구·동구가 재편된 영종구와 제물포구 역시 신청사 건립비와 필수경비 급증, 자체 세원 부족으로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향후 연수구 원도심과 송도국제도시의 분할을 검토하는 '송도구 분구' 논의 역시 정밀한 자산·부채 배분 로드맵 없이 외형적 분구만 추진할 경우 자치구 간 연쇄적인 모라토리엄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선7기 인천시 재정특보를 지낸 박준복 자치재정연구소장은 "정부 기조가 지자체 통합이다. 분구에 정부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인천시도 분구를 지원할 재정 여건이 안 된다. 송도 분구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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