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빗썸, 수수료 의존도 99.99%…다각화는 정관에만
기타매출 56억→836만원…부가수익 급감
추가 사업 16개 중 14개는 아직 미착수
오지급·제재 부담에 상반기 순손실 1087억
2026-11-04 06:20:00 ㅣ 2026-11-04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30일 18: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용현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사업 다각화가 정관 밖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업목적을 16개 늘렸지만 대부분 미착수 상태에 머물렀고 기존 부가수익마저 급감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의 99.99%가 거래 수수료에서 나왔다. 시장이 위축되면 수익도 곧바로 흔들리는 구조에서 오지급 사고와 금융당국 제재 부담까지 겹쳐 상반기 순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 다변화가 지연되면서 악재를 흡수할 완충력도 취약해진 모습이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관에만 머문 다각화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의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 1688억원 가운데 수수료 매출 비중은 99.99%에 달했다. 렌딩 서비스 수수료와 시세조회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 기타매출은 전년 동기 56억원에서 836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앞서 회사가 내걸었던 다각화 성과도 보이지 않았다. 빗썸은 지난해 3월과 9월 두 차례 정관을 바꿔 대부업과 디지털자산 매매·보관·집합관리·일임·자문업 등 사업목적 16개를 추가했다. 하지만 6월 말 기준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은 디지털자산 중개업과 보관업 2개뿐이다. 두 사업은 기존 거래소의 거래 중개와 회원 자산 보관 업무와 같다.
 
빗썸은 2014년 설립된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로 지난해 연간 영업수익 6513억원 가운데 수수료 매출이 97.69%를 차지했고, 기타매출은 150억원(2.31%)이었다. 그나마 수수료 외 수익이 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마저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 8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투자사업 부문을 빗썸에셋으로 떼어내면서 빗썸에는 거래소 사업만 남았다. 이어 같은 해 9월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목적을 한꺼번에 추가하면서 회사는 "가상자산 거래소 기본 서비스 및 연계 사업 명문화"를 이유로 들었다. 거래소 하나에 기대는 구조를 넓히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것은 아직 없다.
 
지난해 3월 가장 먼저 추가한 대부업의 경우 1년이 넘도록 "전담 조직 미구축" 상태다. 디지털자산 매매업과 집합관리업, 일임업, 자문업 등도 전담 조직 없이 사업목적으로만 남아 있다.
 
또한 지갑 및 보안 전담 인력을 갖춘 디지털자산 지갑관리업마저 사업 진행 여부는 '무'로 표시됐다. 회사는 이들 사업에 대해 "관련 법령 및 가이드라인 정비 후 세부 사업계획 수립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거래소 밖에서 꾸린 자회사들도 수익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생활용품 도매업을 하는 아르카랩은 상반기 매출 1349만원에 순손실 4억원을 냈고, 352억원을 출자한 인력공급업체 반장프렌즈의 상반기 매출은 57만원에 그쳤다.
 
 
 
완충장치 없어 악재 직격
 
수익원이 하나뿐인 구조의 약점은 올해 연이은 악재 속에서 드러났다. 빗썸은 앞서 이벤트 보상을 지급하면서 단위를 '원'이 아닌 ‘BTC’로 잘못 입력해 비트코인 62만개를 오지급했다. 오지급된 물량 가운데 시장에서 팔린 1788개는 회사 보유 자산으로 메웠다.
 
이 사고로 외부감사인은 지난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에서 자산 지급 프로세스의 통제 미비를 '중요한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올해 3월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을 이유로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 7350만원을 부과했다. 영업 일부정지는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본안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빗썸은 과태료 예상액을 잡손실과 소송충당부채로 반영했으며, 여기에 회사 보유 가상자산의 처분손실까지 상반기 734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실적 부담이 커졌다. 전년 동기 59억원과 비교하면 1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결국 상반기 순손익은 전년 동기 550억원 흑자에서 108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이러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태료 등 대규모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2분기에도 본업의 수익 창출력이 약해진 탓이다. 수수료 매출은 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1317억원보다 34.5% 감소했으며 빗썸은 판매촉진비를 501억원에서 167억원으로 줄이고 광고선전비도 80억원에서 37억원으로 축소하며 비용 관리에 나섰다.
 
수수료 수익을 뒷받침하는 고객 자산도 감소세다. 6월 말 회원예치금은 1조 3196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 352억원에서 35.2% 줄었다.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 평가액 역시 같은 기간 17조 9021억원에서 12조 501억원으로 32.7% 감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 2844만원에서 8931만원으로 30.5% 하락한 영향이 컸다.
 
결국 빗썸은 사업 다각화를 내걸고 새로운 사업목적을 추가했지만 실제 수익원은 기존 거래소 사업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거래 수수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만한 사업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 위축과 각종 사고·제재까지 겹치면서 실적 충격을 흡수할 완충장치도 부족했다. 사업목적 확대가 실제 사업 확장과 수익원 다변화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 빗썸의 구조적 한계로 남아 있다.
 
빗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부 사업은 아직 추진 중이거나 준비 단계에 있다"며 "수익 다각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으나 신규 사업이 자리 잡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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