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가 지배주주 선행매수 논란으로 본회의 상정이 보류된 의무공개매수제 법안을 원점에서 다시 짜기보다 국회 본회의 수정안으로 손보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미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본회의 수정만으로는 선행매수 허용이라는 핵심 구조를 바꾸기 어려울 수 있어, 자산운용 업계가 요구한 안분 공개매수가 반영될지는 불투명합니다.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특위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비공개 조찬 회의를 열고 의무공개매수제 법안의 11월 본회의 처리 여부를 조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의에서는 "이미 법안이 정무위·법사위를 통과한 상황에서 원점으로 되돌려 다른 법안 처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따라 본회의 단계에서 수정할 수 있는 사항과 향후 발표할 추가 대책을 우선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빠른 시일 내 정책위·정무위·특위 간담회를 통해 법안 처리 방향도 정리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는 운용 업계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 공개토론 제안 다음날 열린 첫 정기회의였습니다.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9월29일 공동성명에 이어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행매수 구조를 문제 삼아 처리 보류를 요구했고, 법안은 10월1일 본회의 상정이 보류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의무 매수 비율과 대주주·소액주주 이해관계 조화 방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구했습니다.
본회의 수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회법 제95조는 수정동의를 의원 30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장에게 내도록 하면서, 원안이나 위원회 심사안의 취지·내용과 직접 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때문에 본회의 수정으로는 매수 비율을 일부 올리거나 자구를 다듬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50%+1주 선행매수 구조를 안분 비례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제도 설계를 다시 하는 셈이어서 수정동의로는 어렵고, 정무위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해석도 국회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직접 관련 요건을 넘어서려면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해야 합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본회의 수정안을 여야가 합의해 올리는 방법밖에 없는데, 합의가 쉽지 않다"며 "매수 비율을 50%+1주와 100% 사이에서 조율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야당이 50%+1주를 고수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다른 대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무위 심사 때 인수합병(M&A) 위축을 이유로 매수 비율 확대에 반대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운용 업계는 인수자가 50%+1주를 사면서 대주주 지분을 먼저 전량 사들이면 일반주주의 매각 기회가 제한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지배주주가 있는 코스피200 기업의 평균 지배주주 지분율이 약 44%인 만큼, 50%+1주를 매수하더라도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이면 일반주주에게 배정되는 물량은 전체 주식의 6% 남짓에 그친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논의 여지가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닙니다. 해당 의원은 "현행 안대로면 부작용이 크고 기대했던 개혁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그 방향으로 논의해 볼 여지는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본회의 수정으로 선행매수 구조까지 바꿀 수 있을지 불확실한 데다, 매수 비율을 둘러싼 여야 이견도 좁혀지지 않아 실제 반영까지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회의에서도 안분 공개매수 수용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0월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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