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준 기자] 묵현상 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이 K-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약사-스타트업 공동개발을 강조했습니다. 정부의 임상시험 3상 지원에 맞춰 업계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정부는 임상 3상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특화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 투자 위험도가 높은 후기 임상 단계의 투자 공백을 해소한다는 취지입니다. 기존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은 임상 2상까지 이뤄졌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임상 3상 지원은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묵현상 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K-바이오 산업 지원 방향을 제언했다.(사진=뉴스토마토)
특화펀드 목표 결성액은 1500억원으로, 80%인 1200억원 이상만 확보되면 투자를 조기에 개시할 수 있는 ‘우선 결성 방식’이 허용됩니다. 운용사로 선정된 한국파트너스는 이를 상회하는 1700억원을 결성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정부는 후기 임상 기업 10개 내외를 대상으로 신약개발 완주를 집중 지원할 방침입니다.
묵 전 단장은 임상 3상만 별도로 지원하기보다 임상 2상과 묶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상 2상 데이터를 엄격하게 평가한 뒤 3상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재원은 정부와 기업이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기업도 자체 자금을 투입해야 사업에 대한 책임성과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지원 대상을 글로벌 임상 경험을 보유한 국내 상위 5~7개 제약사로 한정하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묵 전 단장은 “임상 2·3상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임상 설계와 글로벌 허가 경험도 필요한 만큼, 관련 역량을 갖춘 기업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초기 개발은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이 맡고, 후기 임상을 대형 제약사가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제약사의 단독 참여를 제한하고, 바이오벤처와 공동개발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대형 제약사는 글로벌 임상 수행 역량을 제공하고, 바이오벤처는 후보물질과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결합하면 유망 후보물질의 후기 임상 진입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형제약사를 통해 연구개발 조직과 인력을 유지한다는 취지입니다.
묵 전 단장은 바이오벤처의 성장과 투자금 회수 측면에서도 대형 제약사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바이오벤처가 독자적으로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수행하기에는 자금과 인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M&A는 바이오벤처 투자자에게도 기업공개(IPO) 외에 투자금을 회수할 경로를 제공합니다.
묵 전 단장은 “인수 기업에 적극적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벤처를 인수하도록 정책적 유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묵현상 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K-바이오 산업 지원 방향을 제언했다.(사진=뉴스토마토)
“바이오텍 기술력·사업성 냉정하게 평가해야”
묵 전 단장은 바이오텍의 투자 유치를 위해 기술력과 사업성을 시장에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기업별 자격 조건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시장이 성장 가능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기술력과 수익 창출 능력이 부족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투자 유치나 인수합병, 상장 가능성이 없는 기업까지 시장에 남겨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적자 바이오텍에 대한 상장 유지 기준 완화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코스닥 상장 심사와 퇴출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나스닥처럼 신규 상장 요건과 상장 유지 요건을 구분해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스닥은 상장 이후에도 최소 주가와 시가총액 등 유지 기준을 적용합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시정 절차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아울러 이 기준을 기술특례상장 기업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상장 당시 기술평가만으로 계속 시장에 남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묵 전 단장은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라도 기술력과 사업성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동전주 역시 상장 유지 기준에 따라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형준 기자 joon011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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