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 후반을 기록했습니다. 전달보다는 상승 폭이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2%대 후반을 지속하면서 반년째 3% 안팎을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물가는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소폭 끌어내렸지만, 석유류 가격이 15% 가까이 뛰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오름 폭을 키우면서 가계의 체감 부담은 여전히 높았습니다. 특히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물가 상승률이 0.8%포인트나 높아질 것으로 추산되면서 가격 통제에 가린 물가 압력도 심각했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를 둘러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도 시행에 따른 손실을 메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채솟값 내려도 기름값 '껑충'…"11월에도 2%대 후반 이어갈 것"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7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습니다. 전달(2.9%)보다 상승 폭이 0.1%포인트 줄었습니다. 앞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가 7월 2.8%로 내려왔으나, 8월 3.1%로 반등한 뒤 두 달 연속 둔화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7% 떨어지면서 석 달 연속 하락,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농산물이 7.5% 내린 가운데, 채소류(-11.2%)와 과일(-8.4%)의 하락 폭이 컸습니다. 다만 축산물은 4.8%, 수산물은 5.4% 올라 품목별 흐름은 엇갈렸습니다.
반면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4.9% 급등했습니다. 이는 7월(1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6%포인트나 끌어올렸습니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19.7% 올랐고 등유와 휘발유가 각각 19.0%, 11.6% 상승했습니다. 가공식품도 2.9%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외식물가도 2.9% 상승했습니다.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집계한 생활물가는 2.6% 올라 전월(2.5%)보다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장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2.8%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은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대 후반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외식과 전자제품 등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전체 물가도 높은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근원물가의 높은 오름세를 감안할 때 2%대 후반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고가격제, 물가 0.8%p 낮춰…'재정 부담·수요 관리 공백' 우려 목소리 ↑
정부는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에도 석유 최고가격제가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최고가격제는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포인트 낮췄습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물가 상승률이 3.6%에 달했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하지만 올해 3월 도입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8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출구전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인 물가 안정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격을 통제하는 사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할 정책수단마저 상당 부분 해제되면서 재정 부담과 수요 관리 공백이 동시에 커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해제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일단 물가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최고가격제를 종료하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00원 이상 오를 수 있기에 물가 상승은 물론, 가계의 체감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업계에서는 제도 시행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습니다. 때문에 휘발유와 같은 일부 제품부터 단계적 정상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지난달 22일 "석유 최고가격제는 일시적으로 소비자 물가 억제 효과가 있지만, 오래 지속될수록 가격 구조에 왜곡이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재정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440억원, '대한민국 수산대전 김장철 특별전'에 2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권대영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누적된 물가 상승의 여파로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고 물가 상방압력과 리스크도 남아 있다"며 물가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한 가운데, 이날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과자전문점 모습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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