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925조 기형적 예산…미래대응기금 104조 전액 삭감해야"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 원상 복구 예고
2026-11-04 10:15:19 ㅣ 2026-11-04 10:16:15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국민의힘이 정부의 820조9000억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에 대해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형적인 규모"라고 비판하며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했습니다.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을 포함하면 실제 예산 규모가 925조3000억원에 달한다며 국가채무 상환과 민생 예산 확보를 위해 철저한 심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위원들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7년도 예산안 심사방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은 돈 잔치, 국민은 빚더미"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유 의원은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지만, 총지출에 포함되지 않은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을 고려하면 실제 예산 규모는 925조3000억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올해보다 27.1%, 금액으로는 197조4000억원 늘어난 규모라는 설명입니다.
 
기자회견 직후 백브리핑에서도 유 의원은 정부가 성과 분석 없이 국정과제라는 이유로 예산을 무한 확장 편성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 의원은 "지금 발표한대로 이재명정부의 27년도 예산은 성과분석 없이 국정 과제, 본인 이념에 맞는다는 이유로 포퓰리즘적으로 예산을 무한확장 편성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문제사업을 7개 분야로 분류하고 삭감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국가채무 증가와 미래대응기금 운용의 불투명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내년도 국가채무가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1412조8000억원에서 1519조8000억원으로 107조원 늘고, 일반회계 적자국채 발행 규모도 100조1000억원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은 국회 통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라며 전액 국채 상환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추경한다고 국채 발행, 세수가 안 좋아도 국채 발행, 세수가 좋아도 국채 발행"이라며 "도대체 국채를 언제 갚아 미래세대의 짐을 덜어줄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미래대응기금의 지방계정 배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 수입으로 편성했지만 지방계정 지출은 15조3000억원에 그쳐 15조2000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광주·전남 통합 명목으로 3조5000억원을 지원하는 반면 수도권과 충청, 영남 등 다른 지역의 지방교부세는 줄었다며 지역 역차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 의원은 "광주·전남 통합 관련 3조5000억원을 지원하면서 지방교부세로 가야 할 다른 지역 교부금이 반 이상 줄었다"라며 "실제로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게 각 지자체의 분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건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특정 지역에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재량적인 예산 사용이니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특정 단체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한 예산도 삭감 대상으로 꼽았습니다. 대표적으로 △협동조합사업 예산 △사회연대경제사업전담기관 출연금 △청년 일경험 시범사업 예산 △기본사회위원회 예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역량사업 등을 문제사업으로 분류했습니다.
 
독파모(독자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과 관련한 논란에도 프런티어급 인공지능(AI) 사업에 그래픽저장장치(GPU) 기업 출자 등을 포함해 4조7000억원을 편성했다며 대폭 삭감을 예고했습니다.
 
치안과 행정 분야 예산도 비판했습니다. 검찰 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인력 공백을 보완한다는 명목으로 경찰청이 4족 보행 로봇 300대 도입에 450억원을 편성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 밖에 청년 지원과 민간 지원 사업은 현금살포·생색내기 예산으로 분류했습니다.
 
집행 실적이 부진한데도 예산을 늘린 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각종 펀드 예산 5조원과 전기차 보급사업 2조1400억원,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 1조8210억원, 석유가격 안정화지원 사업 1조4497억원 등을 거론하며 사업 준비와 집행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통령비서실 특수활동비 83억원 △중대범죄수사청 특수활동비 42억원 △정상·총리 외교 예산 653억원 △KTV 정책소통 경쟁력 강화 시범사업 259억원 등을 정권 홍보성·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예산으로 꼽으며 삭감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정상 및 총리 외교 예산은 올해보다 125.3% 늘었다"라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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