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재개발' 현장을 찾아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다만 최근 강남권 집값 하락을 거듭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시장 진단은 서울 전체의 아파트값 상승 흐름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산 정책이 이 대통령의 부정 평가 이유 1위로 꼽히면서, 야권은 대통령의 현실과 동떨어진 '집값 폭락론'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성북구 장위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수도권 정비사업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급 속도 약속·집값 하락세 강조
이 대통령은 4일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장을 찾아 주택 공급 확대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현장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공공재개발 방식의 유효한 이점은 일단 부정부패 우려가 적다"며 "정부에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에, 속도나 사업성에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민간이 아닌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이어 "집값 문제는 모두가 걱정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핵심 사안"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도 수도권의 주택 가격 안정은 다른 어떤 정책 과제보다 중요한 핵심적인 과제다. 수도권, 서울의 주택 문제 완화에 각별히 신경 써서 신속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처럼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이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을 거듭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주요 지역들의 실제 거래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는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공적 임대주택 용도로 정부가 대량 매입하는 방안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9월18일 청와대 영빈관 기자회견에서는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강남을 포함한 지역에 하락이 시작돼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남권의 집값 하락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시장 진단을 내놓은 것입니다.
대통령 부정평가 1위는 '부동산'
문제는 대통령의 시장 진단이 서울 전체의 부동산 흐름과는 온도차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올라 90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수도권도 0.14%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서울 전체로 보면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별로도 온도차가 뚜렷합니다. 강남·서초·송파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지만 성북·서대문 등 강북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날 찾은 성북구는 올해 아파트 누적 상승률 16.56%를 기록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습니다. 일부 지역의 하락을 서울 전체의 집값 안정이나 하락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민심도 이 대통령의 부동산 낙관론과는 거리가 멉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10월27~29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에 따르면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정책'으로 응답자의 19%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경제·민생 17% △국방·안보·대북 10%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독재·독단 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에서는 기세를 몰아 이 대통령의 시장 인식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강남 3구조차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지도 않았다"며 "하나같이 국민의 고통인데, 이 대통령에게는 자랑거리다. 이 정도면 '부동산 사디즘(가학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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