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SNS를 통해 강남·서초·송파 등 주요 지역의 실거래가 하락세를 언급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렸지만, 서울 전체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상황은 다릅니다. 강남 3구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서울 전체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으며 올해 누적 상승률 역시 강남 3구보다 서울 외곽 지역에서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남 3구의 하락세는 실제 거래와 각종 지표에서 확인됩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넷째 주(26일 기준) 조사에 따르면 강남구(-0.38%), 서초구(-0.35%), 송파구(-0.22%)가 일체히 내렸으며, 강남구와 서초구는 1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단지별로는 압구정 신현대 전용 182㎡가 지난달 14일 88억원에 거래되어, 7월 최고가(112억5000만원) 대비 24억5000만원 하락했습니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430건으로, 8·3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보다 33.1% 증가했습니다. 반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량은 5월 8994건에서 9월 3435건으로 61.8% 급감했습니다.
숫자로 본 서울 전체…90주 연속 오름세, 주도는 '외곽'
하지만 이러한 하락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한 것은 아닙니다. 같은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올라 9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25개 자치구 중 22곳의 가격이 올랐습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누적 상승률은 8.73%로 2012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입니다. 연초 대비 기준으로도 하락한 지역은 강남구(-1.64%)가 유일하며, 서초구(+0.14%)와 송파구(+4.35%)는 상승해 강남 3구 내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했습니다.
상승세는 오히려 서울 외곽 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성북구는 올해 16.56% 올라 서울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서대문구(14.07%), 강서구(13.14%), 구로구(13.03%)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권역별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91% 올랐던 동남권이 올해 2.23% 상승에 그친 반면, 동북권은 3.68%에서 12.02%로 상승폭이 크게 커졌습니다. KB부동산 통계에서도 한강 이북 14개구의 올해 상승률은 13.12%로, 이남 11개구(8.93%)를 앞질렀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 전용 84㎡는 9월12일 12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2021년 5월의 종전 최고가(11억7000만원)를 경신했습니다. 노원구 하계동 학여울청구 전용 84.77㎡ 역시 10월6일 10억4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전셋값 상승도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입니다. 올해 서울 전셋값은 8.91%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31%)의 4배에 달했으며, 매매가격 상승률마저 뛰어넘었습니다. 전월세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서울 외곽 지역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한 전월세시장 불안이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을 유도하는 상승 요인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 역시 "전월세 불안은 생존의 문제이고 금리는 비용 부담의 문제인 만큼, 전월세시장 불안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기관 따라 거꾸로 가는 지표…추세 전환은 시기상조
한편, 통계 기관별 조사 방식에 따라 강남 집값 흐름에 대한 해석이 엇갈립니다. 대통령이 언급한 실거래가와 달리 한국부동산원이나 KB부동산 통계는 표본 주택을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이기 때문에 개별 단지의 일시적 급락 거래가 즉각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강남구의 10월 주간 변동률(4주 합산)은 부동산원 -1.38%, KB부동산 -0.29%, 부동산R114 +0.03%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연초 대비 변동률 또한 부동산원은 1.64% 하락으로 집계한 반면 KB 지수 기준으로는 0.11% 상승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전체 누적 상승률 역시 부동산원(8.73%)과 KB(10.89%) 간 격차가 존재합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16% → 0.13% → 0.09%로 2주 연속 둔화됐고, 중개업소 설문 기반의 KB 서울 매수우위지수도 64.1로 한 주 만에 3.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의 하락을 서울 시장 전체의 추세적 전환으로 단정 짓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심 위원은 "강남권 아파트는 자산가치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세금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윤지해 부동산평론가는 "상급지가 구조적인 하락세로 접어들려면 중하급지의 동반 조정을 거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함 랩장은 향후 급매물 소진 이후의 거래량 회복 여부, 동일 단지 내 실거래가의 연속적인 하락 발생 여부, 그리고 매도 호가 조정 양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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