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무균 한진해운 아주지역본부장
"중국 내수 중심 경제 변화에 발맞출 것"
2012-12-05 13:18:26 2012-12-05 16:12:41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입 물동량 확보를 위해 아시아 각국 항만과 해운 물류 회사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20여 년 동안 현지 투자를 벌여온 한진해운(117930)은 중국 상하이에 아주지역본부를 두고 다가올 세계 물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오무균 아주지역본부장은 "상하이는 모든 아시아 물동량의 68%를 처리하고 있고 한진해운 역시 중국발 화물 의존도 65%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온 회사들은 현지 환경에 맞춰 필요한 것들을 얻어 내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그동안 한진해운은 믿을 만한 현지 파트너와의 관계유지는 물론 중국 정부의 제도에 철저하게 맞춘 사업 영위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진해운 상해지역 본부의 역할은.
 
▲2006년 말까지 중국지역 본부였다. 이후 2007년 중국과 한국, 일본, 홍콩을 모두 포함하는 '아주지역 본부'로 격상됐다. 앞으로 상해가 오퍼레이션 물류의 중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물동량으로 상해는 중국 최대 지역이다. 중국은 2010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내륙지역의 투자활성화를 추진했다. 그 배경에는 중국 개방 이후 빈부 격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구에 대한 균형 있는 발전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중국은 굉장히 크다. 다만 물량 쪽으로는 아직까지 대대적으로 활성화 돼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중국의 내수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는 중국 내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항만 경쟁력이 높은 곳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한진은 1980년대 후반부터 준비하기 시작해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애로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타개하기 위해 '믿을만한 파트너'를 물색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금은 노하우가 많이 생겼다. 물류업무에 필요한 내부 절차, 지침 등이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구체적인 애로는 없다.
 
단 북중국은 외국 투자자들이 들어와 있지만 항모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북중국에서 터미널 관련 업무들은 항모사들과의 퍼스널 릴레이션쉽이 중요하다. 정상적인 업무에 필요한 관계를 충분히 설정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핵심 인물들과의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
 
북중국은 페이퍼에 의해 요율을 정해놓고 일부를 디스카운트 하는데, 중국선사와 외국선사의 차이가 크다. 공정한 경쟁에 있어서는 외국 선사가 불리하다는 얘기다. 특히 물량이 많은 유럽은 유리한 반면, 여타 아시아 선사들은 불리한 실정이다.
 
-한진해운의 현지 위상은.
 
▲아시아에서 시장점유율은 미주와 구주 등 두 개가 있다. 마켓쉐어로만 얘기하면 아시아 전체에서 미국으로 가는 게 한진은 8%, 랭크로 얘기하면 4위다. 유럽은 7위 정도다. 상해항을 기준으로 보면 미주는 월간 단위로 2~3위다. 실제로 우리가 중국발 물량 중에서 가장 큰 지역은 상해다.
 
1위는 미주와 구주 모두 머스크(Maersk)다. 전체적으로 14% 이상 된다. (2위와의) 차이가 굉장히 큰 상황이다. 4~6위 이후 등은 물량의 볼륨(volume) 차이가 거의 없고 비슷비슷하다. 머스크, 에버그린, 엠네스시, 한진, 코스코 등이 상위권에 속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 물동량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중국은 각 해당 부처의 목표 관리 방법이 독특하다. 목표달성에 대한 방법과 결과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철저한 나라다.
 
올해는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봤는데 실제로는 상해항의 7~8월 물동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전체 물동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하진 않았지만 본인들이 예상했던 물동량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사들에게 여러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환적화물을 직접적으로 늘려달라고 하는 것이다. '더블카운팅'인 환적화물이 단기간 내 물동량을 늘리는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연말은 비수기다. 이 시기에 미주와 구주에 쌓이는 컨테이너들을 아시아로 이송해 와야 하는데 아시아 쪽에 이송해오는 장비를 자기 지역에 많이 유치할 수 있게 해달라, 그거에 상응하는 세이브를 주겠다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해운도 어렵지만 터미널도 어렵다.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대략 7.5~7.8%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은 수출 의존도가 너무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결국 성장률은 미국과 유럽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렸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전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측면에서 한진의 내부적인 대응전략은 내년 공급량을 늘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럽 경제가 아직까지 불투명하고 4분기 시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급을 맞춰가기 위한 노력들을 우리도 하고 있고 대부분의 선사들도 하고 있다.
 
새로 건조되는 선박의 인도지연의 방법으로 2014년까지 연결되는 선사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도 마찬가지다. 내년에 인도 받기로 돼있는 배 가운데 약 4~5000t급 배들은 시장 공급량의 수급 균형을 맞춰가기 위해 인도 지연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국내 환적화물의 대표적인 항은 부산항인데, 상하이항과 비교했을 때 필요하거나 바뀌어야 할 점은.
 
▲부산의 환적은 비용경쟁력, 서비스, 생산성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특히 북중국에서 나오는 대련, 천진, 청도, 상해, 링보 등에서 부산의 환적화물이 많은데 한진해운도 부산 신항에 터미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그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환적화물을 늘리려고 한다.
 
부산항은 천의 항구다. 지리적으로 상해는 바람, 강풍, 안개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 지역이다. 링보도 마찬가지다. 그런 부분에서 부산항은 너무 유리하다.
 
지금 우리가 눈여겨서 봐야할 것은 결국 중국으로 직계하는 선사들이 많이 늘면 물리적으로 부산의 환적 물동량은 늘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중소형 포트(청도, 천진, 대련)들의 물동량이 지금 상태에서 많이 늘어나도 선사들이 직계하면 부산 환적화물은 줄게 된다. 그게 아니라면 부산 환적화물은 지리적 여건, 비용, 서비스 등에서 지금의 메리트를 갖고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천진항은 2000년 초반부터 2007~2008년까지 물동량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 그것(물동량 급증)을 예측해서 '천진항 현대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엄청난 터미널을 개발했다. 하지만 물동량이 안 늘어나서 개발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지금은 단계별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터미널의 과잉 공급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까지 와 있다는 것이다.
 
-우리정부의 지원체계가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는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민감한 사안일 수 있다. 항만 뿐 아니라 우리나라 개발논리에 대한 것들, 특히 사업성에 대한 부분들을 보면,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특히 국제경쟁력을 갖춘 터미널들은 가능하면 일원화 될 수록 시너지 효과들이 크고 비용에 대한 경쟁력도 생길 것이다. 그런데 국내를 보면 나름대로 국제항의 규모를 갖췄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정도의 사이즈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터미널이 필요하냐는 의문이 든다.
 
전체적으로 물류의 그림들은 생각해 봐야할 과제다. 각종 지방 정부의 요청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이 잘못하면 자원이나 예산의 낭비, 공급 과잉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물류 경쟁력 부분은 한국 선사의 내부 논리로 푼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전세계 선사를 대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지리적 입지, 비용 경쟁력, 서비스, 여러 가지 부대조건들이 다 맞아야 한다. 그런 것이 안 맞으면 기본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또 환적항은 외생변수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내년에 운임료 인상을 위해 한진 측에서 어떤 노력을 할 건지.
 
▲시장의 수급 균형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때문에 내년에는 공급량 감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용 선박 가운데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한 배들은 필요 시 개선을 해야겠지만, 신규 선박 딜리버리(delivery) 계획을 다소 지연 시켜서라도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공급을 축소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이 밖에 운임 안정화를 통해 수익성을 창출하는 것도 내년 가장 중요한 핵심 과제다. 올해까지 상당수 선사들이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문들을 핸들링하기 위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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