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내다본 하반기 경제전망 "저성장 시대 적응이 관건"
2013-06-26 11:34:16 2013-06-26 11:37:29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위기 극복과 성장 복원을 이야기하기보다 저성장 시대에 적응해 나가야 할 과도기다.”
 
삼성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린 결론이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사장)은 26일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해 하반기 경제경영 환경 전망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먼저 국내외 경기 동향과 관련해 “세계 실물경제가 불안한 회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물경제가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버냉키 쇼크’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요동치고 있는 금융시장의 불안을 지적한 것이다.
 
정 소장은 그러면서 “한국 또한 실물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서는 주요 국가별로 진단을 이어나갔다.
 
그는 “미국 경제 회복이 다소 미진한 점을 감안하면, 양적완화 축소는 2013년말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EU는 긴축보다는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옮겨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에 대해 “하반기에도 아베노믹스 효과가 지속되면서 금융부문에서 실물부문으로 정책효과가 확산될 것 같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경기회복 없는 물가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엔저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가상승에 따른 물가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중국이 세계 소비를 주도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효과가 미미하지만 앞으로는 소비 주도 성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경기 급락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엔저 리스크와 가계부채를 하반기 불안요소로 지목했다.
 
정 소장은 “주력 수출품의 해외생산 비중이 높고 일본산 부품 및 소재 수입이 많아 엔저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 엔저에 힘입은 일본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우리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잠재적 금융 불안 요인이며, 경제성장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경제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미약하나마 소폭 개선된 경기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은 저성장 시대에 적응해 나가야 할 과도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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