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총장, 대통령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간파하고 사의"
측근들 "처음부터 대통령 부담 느낀다면 검찰 떠난다고 해"
검찰출신 법조인들 "장관, 조직 안정 위해 감찰? 더 풍파일으켜"
2013-09-13 16:03:04 2013-09-13 16:06:43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채동욱 검찰총장이 조선일보의 '혼외자' 의혹 제기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채 총장의 가까운 지인들은 조선일보의 '혼외자' 의혹 보도가 나오면서 채 총장이 "억울하다"는 입장을 계속 전해왔다고 말했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으로 채 총장과 매우 가까운 한 원로 변호사는 "채 총장은 처음부터 대통령이 자신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면 검찰을 떠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감찰하는 데 대통령에게 보고가 안 될 리가 있겠느냐"며 "대통령의 감찰 승인은 채 총장에 대한 부담을 사실상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직접적으로는 총장에 그만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채 총장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 총장과 가까운 또 다른 고위 검찰 출신 법조인은 "총장이 나서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마당에 굳이 감찰을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나가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장관이 채 총장을 감찰하겠다고 하면서 조직의 안정을 운운했지만 오히려 더 풍파를 만든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날 법무부 관계자는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고 장관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며 이번 감찰과 박 대통령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채 총장과 가까운 또 다른 법조인은 "채 총장은 자녀를 잃은 상처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혼외자 의혹제기로 사퇴까지 내몰리게 된 것은 매우 슬픈 일로 최악의 결과"라고 말했다.
 
채 총장은 군 법무관시절 고교 동창인 지금의 부인과 결혼해 슬하에 딸 둘을 뒀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패혈증으로 인한 뇌성마비 장애가 있던 큰 딸이 2009년 결국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채동욱 검찰총장(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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