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 대거 물갈이..친정체제 강화
2014-03-04 15:49:40 2014-03-04 15:53:52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4대 금융지주사가 사외이사를 대거 물갈이했다.
 
표면적으로는 재추천 관행이 없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전임 경영진 시절 선임했던 사외이사들을 내보내는 등 친정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임기가 만료되는 7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을 교체했다. 최장 5년의 임기를 다 채운 조재목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2명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외이사직을 내려놨다.
 
사외이사 임기는 원래 2년이지만,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라 최장 5년까지 1년씩 연임할 수 있다. 대신에 KB금융(105560)은 조재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김명직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를 새로 추천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총 8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을 교체했다. 임기 5년을 모두 채운 허노중 이사회 의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재추천 받지 못했다. 김승유 전 회장이 2012년 퇴임이후 유지하던 고민직을 완전히 내려놓는 것과 맞물려 김정태 현 회장의 '친정 체제'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임기가 끝나는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임기 5년을 꽉 채운 2명만 교체했다. 한동우 신한지주(055550) 회장이 이달말 주주총회 선임을 거치면 연임 임기를 정식으로 시작하는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사외이사 교체폭이 가장 컸다. 임기가 만료된 5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물러났다. 5명이 물러난 대신 4명만 새로 선임되면서 사외이사 수도 기존 7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다만 민영화 단계를 밟고 있는 우리금융(053000)은 특별한 경우로 분류된다. 경남·광주은행을 우리금융에서 떼어내고 나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합병되는 만큼 이사회 조직을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주사 사외이사 4명이 은행 이사 업무를 겸직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교체 폭이 큰 것을 두고 재추천 관행이 정상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카드사 정보유출에 이어 대출사기 사건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사외이사 책임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거수기 사외이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히 외부출신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금융지주사의 경우 임기내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힘들기 때문에 사외이사 등 이사회를 친경영진으로 꾸리는데 공을 들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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