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쌍용차 '폭풍전야'..공권력 투입 임박
사측 "정리해고 유보" 제의..노측 "기만책" 일축
2009-06-08 17:02:42 2009-06-08 18:48:28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쌍용자동차 사측이 노조의 공장점거파업에 맞서 경찰력 투입을 예고한 8일.

 

언제 공권력이 투입될 지 모르는 긴장감이 흐르는 쌍용차 평택 공장은 마치 거대한 폭풍이 몰아치기 전 태풍의 눈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고요 속에 짙은 불안감이 깔리고 있었다.

 

이날 평택공장에는 공권력 투입에 대비해 출입구, 담벼락 등을 막아 놓은 철골구조물, 컨테이너 박스들이 공장을 가득 채운 가운데 조합원 및 조합원 가족 1000여명이 내부에서 조용한 농성을 하고 있었다.

 

다만 공장 여기저기서 경찰 투입 때 경찰력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하는 노조원들의 함성이 간간히 들려왔다.

 

노조는 사측과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결사의 각오로 맞서겠다는 태도다.

 

이창근 쌍용자동차 노조 기획부장은 “사측과 정부가 가세해 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를 공권력으로 짓밟으려 하고 있다”며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단 한사람이 남는 그 순간까지 더욱 더 처절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국민들 사이에 반경찰, 반정부 감정이 확산되고 있어 쉽사리 점거현장에 경찰을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성급한 공권력 투입으로 가스와 신나 등 인화물질로 가득한 도장공장에 자칫 불이 붙을 경우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편 쌍용차 사측은 이날 "노조가 파업을 풀면 100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강행하지 않고 유보하겠다는 내용을 지난 6일 저녁 노조측에 서면으로 전달한 후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달 8일 사측이 노동부에 제출한 2646명의 정리해고 대상자 중 희망퇴직을 신청한 150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1050여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신고해 이날 법적효력이 발생했다.

 

사측 제의에 대해 노조측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창근 쌍용자동차 노조 기획부장은 “사측은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유예’라는 모호한 용어를 써가며 당장의 파업을 풀고자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사측의 제안은 정리해고 철회라는 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를 임시방편으로 묻어두려는 빈껍데기 제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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