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부활 선봉 티볼리 "돌풍은 계속된다"
2015-12-13 10:43:10 2015-12-13 10:43:1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해 60여년의 역사를 지닌 쌍용차(003620)는 그 역사만큼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국내 최장수 SUV 코란도로 일찌감치 업계 선구자 역할을 해냈지만 외환위기로 모기업인 쌍용그룹이 무너진 이후 중국 상하이 자동차를 거쳐 인도 마힌드라로 주인이 바뀌며 홍역을 치렀다. 잦은 주인 교체에 판매량은 떨어져나갔고, 대규모 파업도 잇따랐다.
 
쌍용차는 절실했다. 코란도로 시작해 렉스턴까지 줄줄이 성공신화를 이어왔던 'SUV 명가' 부활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42개월에 걸친 연구개발기간과 35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마침내 올해 초 국내 SUV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티볼리'를 출시했다.
 
티볼리는 지난 2011년 3월 기업회생 절차를 종결하고 마힌드라&마힌드라와의 인수합병(M&A) 이후 출시된 첫 모델인 동시에 창사 이래 최초로 2000cc 이하 SUV 카드를 꺼내든 쌍용차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초반 돌풍에 가까운 인기를 연말까지 유지 중인 티볼리는 쌍용차 전체 판매의 45%를 담당하는 핵심 모델 자리잡았다.
 
쌍용차 소형 SUV 티볼리. 사진/쌍용차
 
1월 2312대로 시작한 티볼리는 매달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우다시피 팔려나갔다. 4월 이후에는 8개월 연속 5000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를 기록했고 지난 10월에는 7000대가 팔리며 월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티볼리 효과에 힘입어 지난 2003년 12월(1만1487대) 이후 12년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예상을 상회하는 티볼리의 선전에 쌍용차는 출시 당시 3만8500대였던 전체 판매목표를 지난 5월 일찌감치 6만대로 상향 조정하기도했다. 지난달 기준 쌍용차의 올해 글로벌 누적판매가 5만6813대인 점을 감안하면 수정된 목표치 역시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쌍용차
 
SUV임에도 불구하고 국산 준중형 세단 수준인 1700만원의 가격대로 시작하는 티볼리는 특히 치열했던 올해 컴팩트 SUV 시장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만 3만9809대가 판매되며 르노삼성 QM3(2만1542대)와 한국지엠 트랙스(1만913대)와의 격차를 멀찌감치 벌려놨다.
 
쌍용차는 티볼리가 유럽형 전략모델로 개발된 만큼 유럽 시장 공략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5월 터키 수도 앙카라에 글로벌 최대 규모 대리점을 오픈하고 현지 판매를 시작한 티볼리는 이어 차명과 같은 이탈리아 티볼리에서 유럽지역 신차 발표회를 대규모로 진행했다.
 
이어 6월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중부유럽 6개국 딜러와 고객 2000여명을 초청한 론칭 행사를 통해 유럽 지역에 본격 판매를 개시 이후 북유럽 덴마크와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도 수출을 개시했다.
 
지난 6월 티볼리 벨기에 론칭 행사 당시 현지 관람객들이 차량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쌍용차
 
이같은 노력에 지난달까지 올해 유럽지역 수출이 전년대비 117% 이상 증가하며 취약한 수출시장 회복에 짐을 덜어주고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유럽지역에 약 2만2800여대의 수출이 예상되며 내년에는 3만대 규모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티볼리 판매 확대는 곧바로 매출과 영업손실 대폭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 11월까지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한 8만8313대를 판매한 쌍용차는 같은기간 38.6% 감소한 수출규모에도 지난 1분기 342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 규모를 3분기 36억원까지 낮췄다. 8분기만의 4분기 흑자 전환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모처럼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티볼리의 성공을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가솔린 모델 출시 이후 7월 디젤 및 가솔린 4륜모델, 10월 디젤 4륜 모델까지 확장한 라인업을 내년 1분기 롱보디 모델로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티볼리 조립을 2라인서 추가 생산하는 시스템 구축 및 시험생산까지 마친 상태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는 지난 2009년 파업 사태 등으로 인한 부정적 시각을 성공적 론칭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쌍용차를 다시금 부각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모델"이라며 "내년도 출시될 롱바디 모델을 비롯한 라인업 확충 및 판매 확대에 주력해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진행된 티볼리 디젤 출시 기념 시승행사. 사진/쌍용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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