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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자폐증 아동의 전정감각이상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2018-02-01 10:00:00 2018-02-01 10:00:00
전정감각은 생명현상을 유지시키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이으로 쉽게 말해 평형감각을 유지시키는 감각이다. 평형감각은 중력을 감지하여 생명체가 자기 자세와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감각이다. 모든 생명체의 생명활동은 중력을 거슬러 동작과 활동을 유지시키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전정감각은 생명체의 존재 자체를 규정하는 원초적인 감각이라 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전정감각상의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본 가장 심각한 사례들은 전정감각의 이상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였다. 빙글빙글 돌기를 빠르게 반복하다가 갑자기 멈추는 놀이를 하는 자폐 아동을 본 적도 많다. 이때 정상적인 반응이라면 갑자기 멈춘 그 순간에도 전정기관 내의 림프액은 회전 상태가 지속되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지럼을 느껴 휘청거리며 자세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폐 아동 중 다수가 돌다가 멈추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냥 걸어가고는 했다. 이는 전정감각기관의 회전 상태를 뇌간에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반고리관 내의 림프액은 회전중이지만 대뇌는 회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정상보행을 하는 것이다.
 
팔짝팔짝 뛰기를 즐기는 아이들, 빙글빙글 돌기를 즐기는 아이들, 높은 곳에 올랐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하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를 시도하는 아이들 모두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다. 이런 아이들은 전정감각이 과둔하여 자신의 신체 위치 인식이 약하기 때문에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전정감각과 연합하는 타감각 역시 과둔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역으로 전정감각이 지나치게 민감한 자폐증 아동들도 존재한다. 이런 자폐스펙트럼 아동들은 움직임이 조금만 많아지고 격해져도 이내 전정감각의 이상상태가 심각해져 어지러움과 구토감,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그로 인하여 움직이기를 꺼리고 활동성이 제한되며, 사회적인 교류도 기피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런 아동들은 움직임이 적고, 뒹굴뒹굴하기를 좋아한다. 미끄럼이나 그네 타기를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으며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움직임을 통합하는 기준감각인 전정감각이 민감한 상태라 타 감각도 민감할 가능성이 높아 매우 소극적이며 자기방어적인 형태로 사회성이 제한된다.
 
전정감각은 생명체를 유지하는 기준감각이며 원시적인 감각이다. 그러므로 타 감각과 다 연합되어 있게 마련이다. 현재로는 전정-안구 반사 반응만이 정확하게 밝혀졌을 뿐 타 감각과의 연합 형태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단히 분명한 점은 전정감각을 기반으로 하여 인간 활동의 감각이 통합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정감각을 안정화하는 것은 자폐증을 벗어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 위 칼럼은 필자의 저서 《자폐, 이겨낼 수 있어》의 내용 일부를 수정 편집한 것임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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