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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테스트베드 떠오른 유통②)5G 시대, 전파로 사고 파는 쇼핑매장
유통채널도 소비자도 편익 커질 전망…5G 기반 VR 활용도 높아
2018-12-12 13:50:37 2018-12-12 13:53:08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4차 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5G(5세대) 시대가 도래해 근접통신망 기반 마케팅 비중이 커지고 있는 유통시장도 변화의 급물살을 탄다. 국내외 유통업체는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등 5G 기술 기반의 플랫폼을 도입했거나 앞으로의 활용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G 기술 활용으로 오는 2025년 최소 2조원, 2030년 최소 2조5000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내 소매판매액 추정액과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에 따른 판매증대 효과, 데이터 분석 기반의 5G 기여도를 바탕으로 2025년 1조3111억원, 2030년 1조5460억원의 전략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5G와 IoT(사물인터넷) 장비 등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물류 등 운영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연구소는 국내 소매판매액 추정액과 물류비 비중 수치, 데이터 활용 증가의 5G 기여도를 바탕으로 2025년 1조1800억원, 2030년 1조3914억원의 운영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 정보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면서 소비자가 얻는 편익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가격 비교에 따른 지출 감소와 가격 정보를 비교하는 소비자 비율, 실시간 연결 용량 강화를 통한 5G 기여도를 바탕으로 2015년 4546억원, 2030년 7379억원의 소비자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5G 기술을 기반으로 한 판매는 유통 현장에서 현재 진행형이며, 이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에서는 무인 매장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은 지난 2016년 12월 미국 시애틀 본사에서 계산대 없는 식료품 판매점인 '아마존 고(Amazon Go)'를 시범으로 운영한 후 이듬해 1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아마존 고는 아마존 계정과 함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고객이 진열대에서 고른 상품이 실시간으로 인식돼 매장을 나가면 자동으로 비용이 결제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현지에서는 아마존이 오는 2021년까지 미국 내에 3000개의 아마존 고를 개설하는 것을 고려 중이고, 최상의 매장 형태를 찾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유통업체 월마트의 회원제 창고형 대형 할인점인 샘스클럽은 지난달 미국 댈러스에 아마존 고와 유사한 방식의 매장인 '샘스클럽 나우(Sam's Club Now)'를 오픈했다. 샘스클럽 나우는 전용 앱으로 구매할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한 후 제품을 가지고 매장을 나갈 때 QR 코드를 스캔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미국 댈러스 내 14개 매장에서 셀프 계산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 서비스 역시 고객이 전용 앱으로 구매를 원하는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한 후 결제하는 방식이다. 금융 서비스, 술과 담배 등 연령 확인이 필요한 제품은 제외된다.
 
국내 세븐일레븐도 셀프 계산대가 포함된 '시그니처' 매장 4곳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다른 편의점 브랜드도 비슷한 방식의 매장을 도입하고 있다"라면서도 "일반 고객에게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은 제한되고 있는 등 아직은 테스트 수준"이라고 말했다.
 
5G와 결합해 고도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VR 기술도 응용이 활발하다. KT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현대홈쇼핑, 신세계TV쇼핑과 '홈쇼핑 VR 피팅'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방숭 중 고객이 성별, 키와 허리 등 신체 사이즈를 적용한 아바타에 상품의 사이즈를 맞춰볼 수 있다.
 
이케아는 고객이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도 가상으로 상황에 맞게 가구를 배치하면서 비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매장 일부를 앱과 VR 기기를 통해 360도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IT 전문업체 현대IT&E는 지난달 30일 국내 최대 규모의 VR 테마파크인 'VR 스테이션' 강남점을 열었다. 총 4개 층으로 운영되는 이 테마파크는 총 3960㎡(1200평) 규모다. 지하1층과 지상1층에는 일본의 엔터테인먼트업체 ㈜반다이남코어뮤즈먼트의 콘텐츠로 구성된 'VR Z'가 들어섰고, 2층과 3층에는 국내 VR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인다.
 
현대IT&E는 강남점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비롯해 오는 2020년까지 전국 주요 광역 상권에 10개 이상의 VR 스테이션을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VR이 아직 판매에 적용되지는 않고 있는 단계"라면서 "VR 기술을 활용도를 높여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27일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아마존고 가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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