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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대책 100일)②투기 막은 성과에도 거래절벽·경기 우려는 과제
고강도 규제로 서울 전역 아파트값 안정…"경기 침체·일자리 감소 고려해야"
2018-12-20 16:01:38 2018-12-20 16:31:16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하락 전환된 이후 5주째 낙폭이 커지고 있다. 9·13 대책 효과가 서울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하락 기조는 강남4구에서 시작해 최근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에선 1~2억 가량 호가가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된다는 분위기다. 이에 한쪽에선 거래절벽에 따른 경기침체, 거시경제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13 대책 이후 지난달 16일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첫 하락한데 이어 줄곧 아파트값이 내림세다. 서울 아파트값은 11월 둘째주에 처음으로 -0.01% 떨어진 뒤 5주째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0.04%까지 낙폭이 커졌고 이달 14일에도 -0.02% 하락해 완연한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
 
강남권에서 서울 전역으로 아파트값 하락이 확대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13 대책이 나온 지 한 달 뒤인 1022일 처음으로 강남4구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1% 떨어져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후 일주일이 지난 27일에는 한강변 아파트들도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용산과 동작은 10월 셋째주에 전주 대비 모두 -0.02%의 하락률을 보였다.
 
9·13 대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나선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세가 강북권역까지 확대됐다. 지난달 둘째주 서대문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고, 넷째주에는 은평이 전주보다 0.04% 떨어졌다. 그 뒤를 이어 영등포와 노원 아파트값도 0.03% 감소하면서 서울 전역에 9·13 대책의 효과가 나타났다.
 
무엇보다 기존 호가보다 1~2억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체결되는 경우가 드물다.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 9188000~191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지난달 173000만원에 거래돼 2억원 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최근에는 비슷한 가격에 급매물이 나와도 매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송파구 잠실동 위치한 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8·2대책 이후에 전용면적 762억 정도 올라서 192000까지 갔었다"라며 "최근에는 17억까지 가격이 내려가 문의는 오는데 가격이 더 떨어지면 사겠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9·13 대책 이후 약 1억이 조정됐다. 지난 8월 전용 5912억원에 거래됐지만 9·13 대책 이후 지난달에는 103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호가가 소폭 올라 108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지만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을 때는 125000만원까지 거래가 됐는데 최근에는 가격이 조정돼서 1억 정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2월 현재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654건으로 전년 동기(8291)에 비해 80% 감소했다. 최근 추세를 봐도 9·13 대책이 나온 9월과 10월에는 각각 12254, 1151건으로 거래가 비교적 늘었지만, 지난달부터는 3569건으로 이전보다 약 3분의 1 정도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부동산 규제로 인한 거래절벽 현상이 주택 공급 감소와 건설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거래절벽으로 인해 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하면 장기적으로는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 가격 안정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더욱이 주택 공급 감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일자리 감소가 동반되는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미분양이 쌓이고 가격하락이 지속되며 체감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지방에서 이런 우려를 더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건설투자 감소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취업자 수가 92000명 감소하는 등 부정적 영향 확대가 우려된다”라"대출 규제로 인한 주택 사업에 대한 부담이 건설업체와 입주자들 부담으로 전이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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