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유럽연합(EU)의 철강재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최종 조치 결과에서 한국은 11개 품목에 대해 쿼터가 설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EU 집행위원회가 철강 세이프가드 조사 결과 및 최종 조치 계획을 WT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관련국들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달 2일부터 시행되고 2021년 6월30일까지 유지된다.

 

 

EU는 앞서 미국의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로 미국을 향하던 철강 제품이 유럽으로 유입될 경우를 대비해 지난해 3월부터 철강재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해 7월부터 잠정 조치를 발효해왔다.

 

이번 최종 조치는 26개 품목을 대상으로 쿼터 내 수입 물량에 대해선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선 25%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으로 결정됐다. 잠정 조치에서는 빠졌던 스테인리스 후판과 레일·궤조, 냉연강재 등이 포함됐다. 

 

1년 차엔 쿼터 총량이 2015~2017년 평균 수입물량의 105%로 설정되며 이후 연도별로 5%씩 증량된다. 수입점유율이 5%를 넘는 주요국에는 연 단위로 운영되는 국별 쿼터를 적용하고 기타 국에 대해선 글로벌 쿼터를 분기별로 운영한다.

 

이에 대해 한국은 냉연과 도금, 전기강판 등 11개 주요 수출 품목에서 설정된 국별 쿼터가 적용된다. 이는 지리적 거리로 인해 글로벌 쿼터보단 국별 쿼터를 선호한다며 한국 정부가 EU 측에 전달한 입장이 관철된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기존 수출 물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잠정 조치가 발효되기 시작한 지난해 7~11월 EU로의 철강 수출은 1년 전 대비 0.8% 증가했다. 같은해 1~11월 누계로 보면 증가 폭은 8.6%다. 

 

이에 따라 잠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2015~2017년 평균 수출 물량의 100% 수준까지 무관세 수출이 허용돼 대(對) EU 수출은 차질없이 진행됐다는 것이 정부 측의 설명이다. 

 

이번 최종 조치를 앞선 잠정 조치와 비교하면 쿼터 총량이 100%에서 105%로 증량됐다. 이 역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매년 5%씩 증가할 것으로 고려하면 올해 7월부터는 약 110%, 내년 7월부터는 약 116%의 물량을 확보하게 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철강업계와 민관 대책 회의를 열어 이번 조치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대응계획 등을 논의했다. 회의는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주재로 이뤄졌으며 포스코, 현대제철 등 11개 철강사와 철강협회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보상 협의 등 WTO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해 나갈 계획"이라며 "EU의 TRQ 운영 과정에서 대 EU 수출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경우 즉각 EU 측과 협의해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