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물가' 공포에 석유최고가 '유지'...출구전략도 띄우기
하반기 물가 상방 압력 여전…정부, 7차 지정 대신 관망
종전 세부 합의·유가 흐름 변수…최고가격제 종료 가능성도
2026-06-18 18:01:48 2026-06-18 18:16:23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도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했음에도 하반기 물가 불안 우려는 여전합니다. 이에 정부는 당초 예정됐던 7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새로 지정하는 대신 기존 6차 조치를 유지하며 유가와 시장 상황을 추가로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내 유류 가격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가 제도 운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7차를 곧바로 지정하지 않고 관망에 나선 만큼 향후 제도 종료를 포함한 출구전략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커지는 물가 불안…6차 최고가격제 연장
 
18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 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오름세를 이어오다 5월엔 3.1%를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극적으로 종전 합의에 도달하며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등 긍정적 소식이 전해졌지만,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더라도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 따르면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한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사례를 토대로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 상승에 따른 '직접효과'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유통 비용을 높여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 등에 전이되는 '간접효과'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는 이 같은 직접효과를 완화하는 데 영향을 주는 제도입니다. 오는 19일 미국과 이란이 초기 협상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원칙에 따라 7차 최고가격제를 지정·시행하기보다 종전 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7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결정하면 2주 또는 4주 기간 (해당 가격을) 유지하게 된다"며 "이번 주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급변할 수 있어 (이를 토대로) 다시 판단할 수 있게 석유 최고가격제 6차를 유지하고, 7차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국제유가 상황을 지켜보고 정할 예정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출구전략 시나리오에 군불
 
정부가 기존 원칙을 깨고 단기 연장을 선택한 것은 향후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 등 출구전략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해석됩니다. 우선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등의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양 실장은 "연장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은데 무기한은 아니다"면서 "오늘부터 호르무즈 효력이 재개된다고 됐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이번 주 말에서 다음 주 초 사이로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종료 가능성을 열어둔 채 시장 상황을 추가로 점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석유 최고가격제 7차를 지정하지 않은 이유는 지정하면 기본적으로 2주 이상 가져가겠다는 메시지"라며 "(양해각서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판단하겠다는 메시지로 이르게 결정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도 유지했습니다. 양 실장은 "종료 시점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석유 최고가격제를 풀어도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수준이 (석유 최고가격) 해제 시 국내 석유 가격 수준이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정부가 앞서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 조건으로 제시했던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수준 유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 △미·이란 전쟁 종전 등이 대부분 충족 단계에 접어든 만큼 정부는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 절차에도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정산 과정은 관련 분야 전문가와 정부위원 등 20명 이내로 구성된 최고가격 정산위원회가 검증 절차를 거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정부는 이날부터 10일간 행정예고를 실시하고, 고시가 완료되면 재정 지원 관련 절차를 시작하는 한편 최고가격 정산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지난 17일 서울 시내 주유소의 모습. (사진=뉴시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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