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에 법인세 ‘100조’ 시대 눈앞…‘추가세수’ 논의 본격화
정부, 법인세 14.8조 상향…세입 101.3조 전망
예산처도 실적 개선 주목…대통령실도 공식화
2026-07-06 15:27:45 2026-07-06 15:43:53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정부가 올해 법인세 세입 전망을 처음으로 100조원대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대통령실도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하는 ‘추가세수’를 미래 성장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을 법인세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기업 실적을 넘어 국가 세수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재계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법인세 세입을 당초 본예산 86조5000억원에서 101조3000억원으로 14조8000억원(17.1%) 상향 조정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정부 추경안을 분석하면서 올해 법인세를 99조4000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정부 전망보다는 1조9000억원 낮지만, 본예산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준입니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국세 수입이 본예산 대비 23조5000억원 수준의 증가가 예상되는 배경으로 “2025년 법인의 영업실적이 반도체 업종 등을 중심으로 본예산 당시 전제했던 수준보다 증가세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2025년 법인 영업실적 증가를 견인한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본예산 편성 당시 영업이익 증가율을 25.9% 수준으로 전제해 전망했지만, 하반기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자산총액 100대 기업 기준 영업이익 증가율이 72.5%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전망보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폭이 크게 확대됐다는 설명입니다.

예산정책처는 “반도체 업종 등의 법인 실적 개선과 법인세율 인상 등에 따라 신고분 법인세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로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전망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 등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향후 세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대통령실도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정책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반도체 추가 세수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3대 메가프로젝트와 미래 성장동력, 청년 주거·창업 지원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추가 세수를 미래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 재원으로 조성하는 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동안 정부 내에서는 '초과 세수'라는 표현이 주로 사용됐지만, 대통령이 '추가 세수'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법인세는 영업이익이 아니라 영업외손익 등을 반영한 세전이익을 기준으로 부과되지만, 다른 조건이 같다면 기업 실적이 개선될수록 법인세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반도체 실적 개선이 곧바로 같은 규모의 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중간예납을 하고 이후 확정신고를 거쳐 법인세가 최종 결정되는 만큼, 올해 실적이 모두 올해 세수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실적 개선 효과도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법인세는 영업이익이 아닌 세전이익을 기준으로 세무조정과 각종 공제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됩니다. 다만 예산정책처도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을 향후 법인세 증가의 핵심 동력으로 꼽고 있는 만큼 AI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경우 법인세 증가세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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