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최근 5년간 경찰이 수사를 중지한 사건 가운데 검사의 시정조치 요구가 이행되지 않아 사건 송치로 이어진 경우는 14건에 불과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시정조치를 요구한 게 1만486건이라는 걸 고려하면, 채 1%가 안 되는 숫자입니다. 시정조치 요구 제도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을 견제할 핵심 장치로 거론되지만, 현장에선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셈입니다.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 추진을 앞두고 견제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경찰이 수사를 중지한 사건 중 검찰이 수사 기록을 송부받아 검토한 사건은 총 54만1731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에 시정조치를 요구한 건 1만486건뿐이었습니다. 전체의 1.9%에 그칩니다.
경찰이 시정조치 요구 지시를 따르지 않아 검사가 송치를 요구한 숫자는 더욱 적습니다. 같은 기간 검사의 송치 요구로 이어진 건 단 14건입니다. 2026년 1~6월까지만 따질 경우 검사가 시정조치 요구한 사건은 868건이지만, 송치 요구로 이어진 건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7조의3(시정조치 요구 등)에 따라 검사는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법령위반, 인권침해 또는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사실의 신고가 있거나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경우 경찰에 사건기록의 송부를 요구하고, 기록을 본 검사는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검사는 경찰이 시정조치 요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건 송치를 요구한 후 직접 수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료에 의하면, 수사 중지 건수와 시정조치 요구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경찰의 수사 중지로 검찰에 사건기록이 송부된 건수는 2021년 8만6421건에서 2025년 12만5032건으로 44.7% 급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검찰의 시정조치 요구 건수는 2625건에서 1404건으로 46.5% 줄었습니다.

연도별 '시정조치 요구 대비 송치 요구' 수치를 보면, △2021년(2625건, 5건) △2022년(2201건, 1건) △2023년(1796건, 5건) △2024년(1592건, 1건) △2025년(1404건, 2건)으로, 매년 1%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시정조치 요구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 수사권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현장에선 잘 활용되지 않은 셈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제도가 보완수사권 폐지 후 다시 경찰 견제 장치로 거론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9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형소법 개정안엔 검사의 시정조치 요구권을 일부 강화하는 방안을 담았습니다. 경찰이 시정조치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검사가 해당 범죄의 수사 권한이 있는 '다른 수사기관'으로 사건을 이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되면, 검사는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습니다. 오직 경찰에 보완수사를 '다시 요구'하는 것만 가능해집니다.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입니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하면 되기 때문에, 시정조치 요구가 큰 의미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개정된 형소법에는 검사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송하도록 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장윤기 사건을 사례로 보면 살인죄를 수사할 수 있는 기관은 경찰뿐인데, '수사관서' 이송이 아닌 '수사기관' 이송을 정의해 실효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검사 출신 권내건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도 "경찰의 불송치 사건이나 수사 중지 사건 등을 검사가 수사 기록만 보고 명백한 위법 사항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면 이런 문제가 고착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반면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해당 제도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경찰 출신인 박성배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에 많은 병폐가 있다 보니,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세운 것"이라며 "경찰이 수사를 하는 온전한 주체가 되면 기소권자의 보완수사 요구를 제대로 따라야 한다는 분위기나 경찰 내부 지침이 마련, 제도가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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