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폰 줄고, 중고폰 늘고…‘칩플레이션’이 바꾼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 급감…‘2013년 이후 최저’
하반기 모바일 신제품 300만원 돌파 전망
중고 시장은 상승세…‘2026년 15.4% 성장’
2026-07-14 14:38:51 2026-07-14 14:50:58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칩플레이션으로 모바일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 지형도 변화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메모리 등 핵심 부품의 단가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됐고,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중고폰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주요 모바일 제조사들의 최상위 모델 가격이 30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중고폰 시장 역시 한동안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4월 시민이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 강남에서 스마트폰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마트폰 시장에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한파가 불면서, 출하량이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해,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부품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800달러(약 120만원) 수준의 모바일을 기준으로, 전체 부품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 14%에서 올해 2분기 약 40%까지 뛰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같은 기간 D램과 낸드 비용은 63달러(약 9만원)에서 291달러(약 43만원)으로 치솟았습니다. 핵심 부품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업계에 직격타로 작용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모바일 제품 가격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개 예정인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Z8 시리즈의 경우, ‘갤럭시Z 폴드8’ 출고가가 256GB 기준 2000달러(약 300만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9월 출시하는 아이폰 신제품 역시,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8 프로맥스’가 1TB 기준 3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스마트폰 원가 부담이 소비자에게 넘어가면서, 소비자들도 중고폰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CS 인사이트는 올해 1분기 중고 기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으며, 2026년 전체 기준으로 전 세계 중고폰 시장은 전년 대비 15.4%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는 신제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차선책을 찾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벤 해튼 CCS 인사이트 분석가는 “메모리 칩 위기는 가까운 시일 내에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제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많은 지역에서 아직 그 영향이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올해 남은 기간 기기 가격이 상승할 것은 분명하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스마트폰을 찾아 중고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갤럭시S26 시리즈. (사진=뉴시스)
 
이미 기업들도 중고폰 시장을 겨냥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국내에서 갤럭시 인증 중고폰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인도로 영역을 넓히기까지 했습니다. 갤럭시 인증 중고폰은 소비자가 온라인 구매 후 7일 이내에 단순 변심으로 반품한 스마트폰 중 자체 품질 검사를 거쳐 최상위 등급으로 인정된 제품을 재판매하는 제도로, 신제품보다 약 30%가량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고폰 거래 과정에서 제기됐던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됐습니다. 지난해 정부가 ‘중고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 제도(중고폰 인증제)’를 운영하면서 시장에 대한 간접 지원에 나선 것입니다. 중고폰 인증제는 정부가 일정 기준을 충족한 중고폰 판매 사업자를 인증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 제품의 가격이 오르듯 중고폰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고폰에 들어가는 부품 비용 역시 오를 수밖에 없고, 상태가 양호한 제품에 대한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가격이 오를수록 중고폰 시장은 가격 부담을 흡수하는 대체 시장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중고폰 가격도 신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신제품 가격 상승과 중고폰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간접적으로 오르는 구조”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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