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린 캐파, 인력 못 따라가”…치열해진 반도체 ‘인재 쟁탈전’
메모리 3사, 경력직 채용 나서
캐파 경쟁에 인재 확보 과제로
“중소·학계, 인재 쏠림에 한숨”
2026-07-15 15:44:29 2026-07-15 16:04:05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계의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업계가 AI 초호황기(슈퍼사이클)로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를 운용하고 관리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채용으로 중소기업,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학계의 인력 유출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기도 용인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3사는 HBM 분야 전문 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 코어 다이 설계, HBM 베이스 다이 설계, HBM 신뢰성 평가, HBM 패키지 개발, HBM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 등 5개 직무에서 경력직을 선발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도 차세대 HBM 패키지 공정 개발 인력을 별도로 채용하는 중입니다.
 
SK하이닉스는 HBM 회로 설계, HBM 디지털 디자인, 프론트엔드, 백엔드, HB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PI(공정 통합) 등 HBM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총 54개 직무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HBM 아날로그·AMS(혼합 신호) 검증, HBM 설계 검증 엔지니어링 등 분야에서 경력직 채용에 나선 상황입니다.
 
특히 기술 역량 강화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직무 인력 채용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프론트엔드 직무에서 ‘TSMC 3나노 과제 구현 경험’ 등을 언급했으며, HBM 파운드리 PI 업무의 경우 ‘파운드리 공정 또는 팹리스 환경에서 관련 실무 경험 보유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HBM 설계 검증 엔지니어 채용 공고에서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규격(특히 HBM)을 사용하는 메모리 제품 분야에서 4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검증 흐름을 처음부터 구축하거나 재작업한 실무 경험이 있는 분을 찾는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 경쟁으로 캐파를 늘려가는 상황에서, 제품 개발과 설비 운용 인력을 적기에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처럼 반도체 업계의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지자 중소 설계(팹리스) 기업과 소부장 업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중소 업체들은 소규모 인력 이동도 사업 운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석사급 이상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생이 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등 학계에서도 인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처우 차이도 크다 보니 실무자들의 이동이 잦아지고 있다”면서 “대학원은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 대학원 학생들도 ‘오퍼레이터(생산직)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경덕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중소기업들은 호황기에 성장해야 하지만, 인재 쏠림으로 성장세가 더뎌질 뿐만 아니라 다운사이클(침체기)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면서 “시장 논리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흐름이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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