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인천·부산에 이어 광주를 찾아 '6·3 참정권 박탈 사태'를 규탄하는 장외 정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림픽공원에서 이어진 시위를 전국 단위 이슈로 확산시키며 대여 공세와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당내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장 대표의 잇단 장외 행보가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질지, 반대로 역풍을 불러올지 주목됩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로데오광장에서 열린 인천 참정권수호 민주화운동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 주 대구·경기 찾는다"…강경 투쟁 예고
장동혁 대표가 15일 광주 서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선관위 해체와 재선거를 요구하는 광주시민청년학생모임'이 주최하는 자유콘서트에 참석했습니다. 지난 8일 인천 청년 간담회와 12일 부산 청년·대학생 간담회에 이은 세 번째 장외투쟁입니다.
앞서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실선거'를 넘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는 올림픽공원을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이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할 특검의 추천권을 야당이 가져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민주당이 추진하는 제3자 추천 방식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앞서 부산 일정에서 장 대표는 "국민은 대통령과 민주당·선관위가 한 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17~19일까지 연휴 기간에도 올림픽공원을 찾아 장외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다음 주에는 대구를 방문해 현장최고위원회를 개최 등 지방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유튜브 방송 <펜앤드마이크> '허현준의 굿모닝 대한민국'에 출연해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참정권 침해가 발생했는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올림픽공원에 모인 시민들을 폭도라고 조롱하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서 제헌절 행사에 참석할 수 있겠나"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습니다.
당권파도 장 대표를 흔들면 안 된다며 두둔했습니다.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선출해 주고, 지금 장 대표를 지켜주고 있는 당원들은 장 대표가 임기 2년을 채워주길 바란다"며 "임기를 채우는 것이 당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일이며, 당대표 흔드는 못된 관행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 대표는 다음 주까지 장외 정치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두 번 정도 경기와 대구 현장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며 "다만, 현장최고위원회를 개최할지 여부 등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지방 일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권영세·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장동혁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사진=뉴시스)
'거리두기' 나선 의원들…당내 비판 목소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 대표의 장외 정치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5선의 중진이자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한다면 그래도 남아 있을 이유가 될 텐데, 그런 고민은 전혀 하지 않고 (장 대표가) 참정권 문제에만 매몰돼 장외로만 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민 생각과 괴리된 주장이며 당하고 연결도 안 된 상태에서 바깥으로 돌아다니면서 장외집회를 하고 있지 않나. 거기서 뭐 하는지 우리 당은 아무도 모르며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했습니다. 또 "지방선거에서 패배했으면 대표가 책임지는 게 원칙이며, 나중에 지도 체제가 어떻게 되든 장 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곽균택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지금은 원내에서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상황인데, 장외투쟁 하는 것이 시기상 맞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며 "장외투쟁을 해도 우리 당원들이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방식이 맞지, 다른 집회에 우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장외투쟁을 이끌어 갈 순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더불어 장 대표가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재명아'로 지칭한 피켓을 든 것도 비판했습니다. 곽 의원은 "공당의 대표가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품격을 고려할 면이 있지 않나"라며 "외연 확장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도층의 거부감을 주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귀담아 들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 같은 비판이 나오는 배경에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지지율 하락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3일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9~10일 조사·전국 유권자 1002명·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포인트·응답률 3.3%·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6월 2주차에 44.3%까지 올라갔던 지지율이 4주 연속 하락해 38.1%를 기록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눈에 띄는 대목은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전주 대비 20.6%포인트가 하락해 53.6%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 보더라도 그간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했던 70대 이상에서 전주 대비 7.4%포인트 떨어져 42.9%로 집계됐습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장 대표는 극우 지지층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 당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반짝 반등한 건 민주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장외투쟁 하고 밖으로 돌면 돌수록 국민의힘은 더 난처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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