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 오세훈, 1심서 벌금 '천만원'…법원 "공직 상실형 불가피"
여론조사 5건·대납 2100만원 '유죄'…벌금 1000만원·추징금2100만원 선고
법원 "오세훈, 정치자금법 알고도 범행 주도"…오세훈 "항소심서 다툴 것"
2026-07-22 17:43:43 2026-07-22 18:08:46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 10차례 가운데 5차례는 직접 의뢰했고, 후원자 김한정씨가 대신 낸 2100만원도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2100만원 추징을 명령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 김한정씨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오 시장은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론조사 5건·대납 2100만원 '유죄'…"제3자 부담도 정치자금"
 
재판부는 먼저 공소사실에 포함된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10차례 가운데 1~4번과 6번 조사는 오 시장이 의뢰했고, 김씨의 비용을 대납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조사를 의뢰한 동기에 대해선 "오 시장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보다 자신이 앞서는 결과를 기대하는 한편, 김종인 당시 비상대책위원장과 접점을 만들고 명태균씨를 검증할 필요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가 2021년 2월1일부터 1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명씨 측에 지급한 2100만원이 이들 여론조사의 비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으므로 그 비용은 정치활동을 위한 정치자금"이라며 "제3자가 이를 대신 부담하는 건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라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가 개인적 친분으로 명씨를 도왔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2021년 2월1일 당시 명씨를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상태였는데, 개인적 친분만으로 1000만원이라는 거금을 지급했다는 건 납득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오 시장 측이 명씨에 대한 검증을 마친 뒤 김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했고, 그에 따라 김씨가 돈을 입금한 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여론조사가 조작돼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오 시장 측 주장도 배척했습니다. 재판부는 "조사 결과가 심하게 왜곡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치자금법은 기부받는 행위 자체로 범죄가 성립하며, 기대했던 성과가 실제로 달성됐는지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나머지 조사·1200만원은 무죄…"제3자 의뢰 가능성 배제 못해"
 
반면 5번 조사와 7~9번 비공표 조사는 오 시장이 의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의뢰할 이유가 뚜렷하지 않고, 김종인 등 제3자가 의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10번 공표용 조사의 경우 오 시장 측의 의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대납 혐의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조사 실시 한 달이 지나서야 500만원이 입금됐는데, 해당 조사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강혜경씨 계좌로 지급된 700만원 역시 조사 의뢰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유죄에서 제외했습니다.
 
법원 "공직 자격 '상실형' 불가피"…오세훈 "항소심서 다툴 것"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선 "부정 수수된 정치자금 2100만원은 적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후보자 의뢰 여론조사의 공표·보도를 실현하려는 목적도 결부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주도했고, 재판 과정에서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공직 자격 상실형을 선고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범행 기간이 약 한 달로 비교적 짧고, 오 시장이 명씨에게 적극적으로 여론조작을 지시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 대신 벌금형을 선택했습니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10개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중 5개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납득할 수 없다"며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추론해 선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오 시장을 재판에 넘긴 김건희특검 측은 "정치적 주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제출된 증거와 법리에만 기초해 유죄 판단을 한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했습니다. 항소 여부에 대해선 "일부 무죄 판단이 내려졌고 징역형 구형과 달리 벌금형이 선고된 만큼 판결문을 세밀하게 분석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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