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불법토토 단속해야 할 직원이 되레 알선…1억3천만원 챙겼다가 '징역 3년'
판매점 명단·불법도박 신고자료까지 외부 업자에 '유출'
23차례 걸쳐 1억3470만원 받아 챙겨…재판부 "죄질 나빠"
2026-08-25 11:58:13 2026-08-25 19:30:57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불법 스포츠도박을 단속하고 체육복권 판매점을 관리·감독해야 할 수탁업체 직원이 오히려 유사 체육복권 프로그램을 알선해 억대 뇌물을 챙겼다가 1심에서 실형을 받았습니다. 해당 직원은 판매점주들의 개인정보는 물론 회사의 내부 불법 스포츠도박 신고서와 감사 자료까지 외부 업자에게 넘긴 걸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불법도박 사이트 예시. (사진=뉴시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재판장 박강균)은 지난 19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업무상배임, 배임수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A씨가 받은 1억3470만원 전액을 추징하고 같은 금액의 가납(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판결 확정 전이더라도 미리 납부토록 하는 것)도 명령했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사업 수탁업체 B사에 근무하던 A씨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경기·강원 지역 판매점을 관리·감독해 왔습니다. 판매점주들의 유사 체육복권 판매 행위를 감시하고 단속하는 것도 A씨의 업무였습니다.
 
그러나 A씨는 2023년 1월 유사 체육복권 프로그램 운영자 C씨로부터 판매점주 명단을 넘겨주고 프로그램을 홍보하면 대가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이후 A씨는 2023년 2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자신이 담당하던 판매점주 12명에게 C씨의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주들에게 "허가를 받은 프로그램이라 불법이 아니다", "기존 복권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올릴 수 있다"고 했고, 프로그램 설치와 사용 방법까지 안내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정식 수탁사업자가 아닌 자가 유사 체육진흥투표권을 발행하거나 이를 홍보·중개·알선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A씨는 단순 알선을 넘어 B사가 관리하던 판매점 명단도 C씨에게 넘겼습니다. 2024년 9월엔 회사 신고센터에 접수된 '불법스포츠도박 및 경기부정행위 신고서'와 내부 감사보고서까지 유출했습니다. 판매점주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 사업자번호 등이 담긴 약 6490개 판매점 관련 개인정보 파일도 카카오톡과 이메일을 통해 C씨에게 제공했습니다.
 
그 대가로 A씨는 2023년 3월부터 2025년 5월까지 23차례에 걸쳐 C씨로부터 총 1억3470만원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판매점 관리·감독 업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취득했다고 보고 배임수재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불법행위를 막아야 할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봤습니다. 재판부는 "판매점주들이 유사 체육복권 판매 행위를 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유사 체육복권을 홍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판매점 리스트와 다수 판매점주의 개인정보를 외부에 제공하고 약 1년5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돈을 받은 점 등을 들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해 형을 정했습니다.
 
한편, 기사가 보도된 이후 한국스포츠레저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발행사업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전 민간 수탁사업자가 운영하던 2025년 초 관련 정황을 인지한 뒤, 해당 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여 진행된 것"이라며 "관련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판결 내용을 토대로 확인하고 있으며,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판매점 관리, 감독 체계를 강화해나가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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