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농산물 유통 경쟁력이 생산량에서 품질관리와 적기 출하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산지에서는 축적 경험과 선입선출 방식에 의존, 출하시기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품질 변화를 데이터로 관리하는 ‘출하 최적화’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아닌 데이터 기반 관리는 기후변화로 수확 이후 품질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농가 손실까지 줄일 수 있는 ‘품질 표준화’ 플랫폼으로 자리할 전망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원예작물 수확 전·후 품질 정보를 통합·시각화한 웹 기반 ‘품질백서’를 구축,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특히 농산물 수확 후 품질정보 시각화 기술은 농산물의 생산 이력과 수확 직후 품질, 저장 방법 및 환경에 따른 품질 변화를 그래프로 통합해 보여줍니다.
21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진열한 농산물 품질백서 관련 전시에 저장 조건과 기간에 따른 사과·양파의 품질 변화를 비교할 수 있도록 농산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원예특작과학원이 구축한 품질백서는 지역·품목·품종별 재배환경 정보와 당도·산도·경도·색도 등 주요 품질지표를 연계하고 저장 온도와 습도, 가스 조건 등에 따라 품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시간 흐름에 맞춰 시각화합니다. 예컨대 사과는 저장 중 중량 감소율을 기준으로 상품성 저하와 출하 한계 시점을 예측하고, 참외는 저장 온도별 갈변율을 비교해 적정 보관 조건을 판단하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산지유통센터(APC)는 저장 중인 농산물의 품질 저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출하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농산물의 저장·유통 손실을 줄이고 품질관리의 객관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향후 품질 데이터는 스마트 APC와 인공지능(AI) 선별기술에 연계해 농산물 유통을 데이터 기반 체계로 전환한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실제 손실 절감 효과와 예측 정확도는 현장 실증을 통해 검증해야 합니다. 현재 단계에서 플랫폼 활용에 따른 손실 절감 효과를 일률적인 수치로 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개별 저장기술의 효과와 플랫폼을 현장에 적용했을 때의 성과를 구분, 검증하는 작업이 최대 관건입니다.
올해 적용대상인 사과, 참외, 양파 3개 품목은 표준화 체계와 예측 모델을 우선 구축하고 산지 실증에 돌입합니다. 사과는 충북 보은 거점 APC, 양파는 전남 무안 서남부채소농협 등을 중심으로 현장 실증이 추진됩니다. 실제 저장·출하 환경에서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과 적용 효과를 검증하는 등 현장 데이터가 축척되는 겁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과수, 채소, 화훼·특작 등 총 11개 품목(36개 품종)으로 확대합니다. 배, 귤, 포도, 복숭아, 배추, 멜론, 장미, 버섯 등이 대표적입니다.
김대현 원예특작과학원장은 “농산물 수확 후 품질백서는 연구 데이터를 현장의 의사결정으로 연계를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생산자가 흘린 땀이 제값을 받고 소비자가 품질을 믿고 선택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데이터를 계속해서 채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산물 품질백서 구축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